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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시덕 공주시장, 언론 재갈 물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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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8.19 18: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영순 공주주재

오시덕 공주시장이 언론에 대한 길들이기와,‘갑질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점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언론은 시민의 눈이요, 귀다. 언론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평소에 자기 할 일을 하면서도 그날 있었던 내 주위의 중요한 일들과, 또한 지역주민이 선출한 선량들이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는지도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위 지역일꾼임을 자처하는 그들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면 어떻게 될까. 시민들은 눈 뜬 장님이 되고, 귀 열린 귀머거리가 된다.

최근 오 시장은 자신에 대해 비판 기사를 실은 기자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타 언론은 잘했다는 보도기사를 내줬는데 왜 두 언론에서만 1년 평가에서의 기사에‘오시덕 공주시장 1년 평가 낙제점’이라는 기사가 실렸다는 게 그 이유였다.

조만간 해당 기자들이 실제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불려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과거 공안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2015년에도 벌어지고 있다.

물론 사실관계에서 벗어난, 혹은 감정적이거나 원색적이고 인격비하의 글이 여과 없이 활자로 표기된다면 문제 삼아야 하고, 또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시정에 대해 비난을 했다고 해서, 또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기자의 펜을 꺾고자 하는 행위는 언론에 대한 분명한 도전이다.

취재를 하다보면 혹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날까봐 기자들 앞에서는 굽실대고 온갖 친한 척을 해놓고 뒤에서는 사이비니 속된 말로 지라시니 하면서 두 얼굴로 대하는 정치인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차라리 그런 편이 속물로 불릴지언정 뒤끝이 없는 경우일 수도 있다.

기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럴까 싶다.

그냥 곱게 우리가 내려주는 보도자료나 잘 각색해서 홍보해주고 무슨 일이든 칭찬해주고 적당히 광고나 받아가라는 식으로 대하는 태도는 기자들을 모독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싶다.

안 그래도 공무원 인사에서도 측근인사, 밀실인사라는 악평을 듣는 시장이었다. 기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친한 기자, 좋은 말만 써주는 어용기자들은 항상 그의 옆에 있다.

가끔 이게 남한신문인지 북한의 노동신문인지 헛갈리는 기사들이 한낱 부끄럼 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시장이 기자들을 본인 수하의 공무원 대하듯 한다.

시민의 눈과 귀인 언론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 시장이니 곧 시민들에 대한 그의 마음가짐이 어떤지는 안 봐도 뻔하다. 언론은 항상 정치와 독립되어야만 하고, 또 그래야만 사람들이 말하는 '정론직필'에 대한 자부심도 얻을 수 있다.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기자들을 시장의 충견이 되길 요구하는 세상은 결코 민주사회가 아니다.

 

정영순 공주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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