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우와기와 함바식당?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5.09.29 15: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밤거리의 휘황찬란하거나 훤한 것을 보고 무심결에 이렇게 말한다.

“야, 삐까 번쩍하다!”

“정말 삐까 뻔쩍하네!”

그리고 미장원에서 자주하는말로 고데라는 말이 있다. 고데는 인두를 뜻하는 일본말이고 우리말로는 지짐머리라면 된다.

가도집이라는 말은 각(角)자의 일본말과 집이라는 우리말이 합쳐져 만들어진 잘못된 말이므로 모퉁이집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한다.

어느 교육원에서 교수가 연수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강연 제목은 ‘글로벌 시대의 에치켓’ 이었다. 그 교수는 한참 강연을 하다가 양복 저고리를 벗으면서 말한다.

“더워서 우와기를 벗겠습니다.”

글로벌 시대의 에치켓은 우리말로 ‘지구촌 시대의 예절’이면 되고 ‘에치켓’도 외국어 표기법대로 하면 ‘에티켓’이라야 맞다. ‘우와기’는 상의(上衣) 라는 뜻의 일본말이니까 우리말로 ‘윗도리’나 ‘양복저고리’라고 해야 옳다. 누가 누굴 가르치는지? 스스로 제대로 알고 가르쳐야지 ‘에치켓’과 ‘우와기’ 라는 명칭으로 하는 글로벌 시대의 강의를 과연 들어야 하는 것일까?

매년 봄 경남 진해에서는 ‘군항제’, ‘벚꽃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마쯔리(祭)라는 일본 풍속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 ‘잔치’, ‘한마당’, ‘놀이’로 바꿔야 한다. 잘못된 과거의 말은 과감히 바꾸어야 우리말이 산다. 철학자 ‘칼라일’의 말이다.

“경험은 최고의 교사이다. 다만 수업료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할까……!

일부 사전에서는 ‘한바’를 ‘밥집’으로 바꾸어 싣고 있다. 그러나 ‘밥집’은 넓게는 식당을 통틀어 이르고 좁게는 간단한 반찬과 함께 밥을 싼값으로 파는 식당을 가리키는 말이다. ‘함바’의 일반적인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의미 면에서 ‘현장식당’이 ‘함바’의 순화어로 더 적합한 말이다. 간조(勘定) → 품삯(셈), 노임 계산/ 한바(飯場) → 현장 식당이 옳다.

일본어투 대부분의 용어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모두 쉬운 용어부터라도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 신마에/신마이 → 신출내기, 신참/ 구루마 → 수레, 달구지/ 단가 → 들것/ 나라시 → 고르기(지나라시) → 땅 고르기 / 시키나라시 → 펴고르기 / 시마이 → 끝냄, 끝남, 마감, 끝(마침)/ 하코방 → 판잣집/.

얼마 전 일본 요코하마 전시회에 다녀왔다. 현지인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이쪽에서 상당부분을 알아들을 정도로 일본어투는 우리 생활속 깊이 파고들어 있었다.

아다라시 →처음/ 앗싸리→화끈하게/ 사요나라→안녕/ 시마이→마무리/ 기마이/신사/ 와쿠→ 틀/ 와리바시→젖가락/ 요지→이쑤시게/ 뽀록나다→드러나다/ 삐끼→손님/ 지라시→선전지/ 노견→갓길/ 망년회→송년모임/ 사양→설명/ 나라시→고루펴기/기스→흠/마후라→소음기/ 쇼바→완충기/ 쓰봉→양복바지/ 대금→값 등이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