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내포] 이성엽 기자 = 금강 백제보 물을 충남 보령댐 상류로 공급하는 관로 매설이 이달 말 시작된다. 정부는 11일 오후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고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이 참석한 ‘제1차 물관리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백제보∼보령댐 상류 관로 매설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72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추진이 확정됐다.
관로를 매설하기로 한 지 약 한 달 만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다.
정부는 서산, 보령, 당진 등 충남 서북부 시·군 8곳이 식수원으로 삼는 보령댐의 현재 저수율이 21.7%(2500만t), 평년의 37%에 그쳐 물 부족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사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백제보∼보령댐 상류 관로는 지름 1.1m로 ‘부여대교 임시 취수장∼국도 40호선∼보령댐 상류’ 21㎞ 구간에 매설된다. 금강-보령댐 긴급 용수 공급시설 설치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만간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충남도는 7일 청와대로부터 백제보-보령댐 도수관로 설치 사업을 곧바로 추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백제보-보령댐 도수관로가 완공되면 1100㎜의 관로를 통해 2월 말이면 하루 11만 5000톤의 금강 물이 보령댐에 공급된다.
사업비는 625억 원으로 전액 국비이며, 원활한 공급을 위해 가압장이 설치되고, 수질 관리를 위한 보령댐 정수장 소독설비도 추가 설치된다.
정부는 또 보령댐의 용수공급·홍수조절능력을 재평가해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는 ‘보령댐 재평가’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올해 시작하고 내년 6월 말 전에 마칠 계획이다.
또 8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간 서산, 보령, 당진 등 보령댐에서 물을 공급받는 8개 시·군 주민·기업을 대상으로 물 절약을 유도하는 ‘절수지원제’를 최초 시행한다. 이들 시·군 주민·기업은 기준사용량(작년 같은 기간 월평균 수돗물 사용량)보다 줄인 수돗물에 대해 광역상수도 요금의 3배인 t당 1240원을 수도요금에서 차감받게 된다.
안희정 지사는 “금강과 보령댐 물 연계 방안에 대한 청와대의 즉각적인 조치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금강-보령댐 도수관로가 재난에 따른 긴급 사업인 만큼, 통상 6개월 가량 소요되는 예타를 비롯한 각종 행정적 절차를 청와대가 관련법에 의해 면제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도수관로 설치 사업은 조만간 첫 삽을 떠 본격 추진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도는 앞으로도 중앙부처와 적극 협력해 가뭄을 극복해 나아가고, 도민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