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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반복되는 아동학대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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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3.17 16: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 헌 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면 안 된다’
스페인 자유교육의 선구자 프란시스코 페레(Francisco Ferrer)의 말이다.아이들은 작은 변화와 충격에도 큰 상처를 입을 정도로 예민하고 연약한 존재이다.그러기에 아이들에게 어떠한 폭력이나 정서적인 학대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는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과 기대를 가져보지만 작금의 사정은 예사롭지가 않다.

친아버지와 계모로부터 수년간 감금과 폭행을 당하며 지옥 같은 생활을 하다가 탈출한 11세 소녀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해괴망칙하거나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집안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식교육이라는 명분 아래에 아버지가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여 초등학생 아들을 죽였다. 비정상적인 부모는 시신을 훼손해 장기간 냉동 보관하기까지 했다.

가정은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 가득하고, 그 어떤 위협에도 보호 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 너무나 안타깝게 숨진 아이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우리 사회의 인륜과 도덕이 붕괴된 현실을 크게 개탄한다.

부모의 비인륜적 행동을 넘어 우리 사회의 가치관 붕괴와 인성 실종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하는 올바른 가치관교육과 생명존중 교육에 국가적 대책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사건들을 한부모의 비 인륜적 일탈행동으로 축소 마무리하거나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보다 근본적 원인은 가정·사회의 인륜적 가치관의 붕괴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무력화 현상의 가속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연이어 발생되고 있는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학대하거나 살해하는 비 인륜적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올바른 가치관과 생명존중’이 실종된 시대임을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올바른 가치관은 실종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0~50년 전, 무척이나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궁핍했지만 인정(人情)이 있었다. 사람 냄새가 났고, 은은한 인간의 향기(香氣)가 났다. 근면과 검소를 생활신조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고 인정하며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올바른 가치관으로 발전적인 비전을 갖고 살았다.

요즘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잘 살게 되었다. 그렇지만 행복지수는 점점 낮아지고, 국민들 대부분은 매사 불신과 불만으로 가득하다.

장기 결석을 하는 학생에 대해 학교나 담임교사의 문의 전화에 대해 학부모들이 개인정보나 인권침해를 운운하며 참견하지 말라는 식의 협박이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있다.

담임교사나 학교 권위가 무시됨으로 인해 학교의 무기력함의 가속화 현상이 확인된 사건이다. 가정, 학교, 지자체, 교육행정당국 및 경찰의 유기적 협조체제 등 제도 미비로 인해 장기 결석 아동 전수 조사 결과에서 뒤늦게 밝혀지는 등 우리 사회의 제도적 허점도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학부모 소환제’는 학생 지도는 학교뿐 아니라 학부모, 지역사회의 공통 의무라는 인식을 잘 보여주는 제도로 학부모는 학교의 질문과 소환에 성실하게 응해야 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경찰에 고발하게 되어 있다.

이처럼 무너진 가정과 사회의 기본을 복원해야 하며 어린이 보호를 위한 효율적인 제도적 개선 대안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아울러 당국에서는 학교 현장의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보다 실효적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많이 수렴하기 바란다.
 

하 헌 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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