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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대전 문화예술의 거리, 어디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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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4.14 14:0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강 춘 대전문화원연합회장

대흥동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그 거리에서의 예술가들이 주는 감성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래된 술집에서 술 한 잔 하며 서로의 일상을 나누거나 넉살좋은 주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조용히 책 한 권 읽어본 기억 또한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억들은 점차 흐려져 추억 속 서랍에 남아있을 뿐이다.

옛날에는 대전의 중심가인 대흥동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현재 유성과 둔산동으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낡은 구도심으로 전락해 버렸다. 대전 원도심은 대전이 발전하면서 그 중심지에서 빗겨나가기 시작했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의 보금자리가 되었고 여전히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그곳에 거처를 잡아 예술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대흥동의 쇄락을 막기 위해 대전시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펼치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와 시들해지는 상권으로 인해 대흥동에 터를 잡은 오래된 주민들이 떠나고, 프렌차이즈와 나이트클럽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대흥동만의 정취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예술인들을 포함한 우리의 기억을 지우는 행위이다. 따라서 대전 원도심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선보이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추진이 필요하다.

대흥동과 같이 최근 도시재생에 실패한 전주의 한옥마을을 예로 들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은 패스트푸드나 프렌차이즈 카페를 포함한 다양한 먹거리들이 자리매김하여 한옥문화라는 전통이 퇴색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옥마을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가게가 들어올 수 없는데 이미 이러한 상권들이 한옥마을에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한옥마을의 전통성 확립을 위한 전주시는 이러한 해결을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인사동 쌈지길은 전통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사동 문화의 거리는 기존의 전통문화를 무너뜨리지 않고 그 위에 상업화를 이루어냈다. 전통행사나 한글간판을 통해 전통적인 본래의 의미에 예술의 색을 입혀 외국인 관람객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른 곳보다 관람객이 많은 이유는 관람객의 욕구를 인식하여 일요일마다 전통문화 장터를 열고 매년 전통문화 축제를 여는 등 예술적 욕구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사동은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원도심 활성화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대전에게 전주 한옥마을과 인사동 쌈지길이 시사하는 점은 많다. 대전 원도심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과 문화예술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고 이를 자원화해 나간다면 대전 원도심은 화려하게 부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전시는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어야 되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가꿔갈 수 있는 대전의 문화예술이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대전시에서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현재 대전시는 문화가 없는 문화의 거리인 은행동의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만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몇 년 전 설치한 ‘스카이로드’는 구도심의 활성화의 일환으로 설치하였지만 이로 인해 임대료가 늘어나 영세상인들이 빠져나가고 대기업들이 들어오게 되는 대흥등과 같이 똑같은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할 때는 그 곳을 거점으로 전체적인 활성화 방안이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처럼 원도심 활성화 방안이 진정 대전의 문화발전을 위한 사업이었나 돌이켜보고, 으능정이 거리를 포함한 대흥동 문화예술거리도 함께 홍보하여야 한다. 시민들 또한 대전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이 강 춘 대전문화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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