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이나 경찰은 그동안 지속적인 예방활동과 단속으로 급속히 감소, 학교폭록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고 공언해왔다 '은따(은근한 따돌림)' 수준의 경미한 학교폭력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하는 학교폭력을 보면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서는 도를 넘어선 폭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9일 오후 청주 청원구 오창읍에서 발생한 살인미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두 고교생이었다.
김모(17)군은 같은 학년인 A(18)군을 상가 화장실로 끌고 가 흉기를 휘둘렀다. 버스비를 대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찰은 김군이 평소에도 버스비를 요구하며 A군을 괴롭혔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A군은 김군의 강요에 못 이겨 종종 버스비를 대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군이 또래의 다른 학생들도 괴롭혔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작년 8월 중순 또 다른 김모(17)군 등 10대 4명이 청주 청원구의 한 공원에서 B군을 4시간 동안 집단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이들은 검찰 조사를 받고 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피해자인 B군은 치아가 부러지고 목에 화상까지 입었을 정도로 가해 학생들이 휘두른 폭력은 가혹했다.
충북 영동에서는 작년 11월 한 중학생이 또래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 학생은 같은 학교 또래 3명을 협박해 1년이 넘는 기간 380만원을 갈취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교육청은 학교폭력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학교폭력 대책 자치위원회 자료 등을 토대로 도내 학교폭력이 2013년 684건, 2014년 510건, 지난해 467건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경찰 역시 학교폭력 신고 상담소인 '117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가 2013년 3천737건, 2014년 3천329건, 지난해 2천684건으로 줄었다며 이를 학교 전담 경찰관 배치의 성과라고 자랑했다.
피해를 본 학생들은 은밀하고 내밀해졌을 뿐 학교 폭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폭력이 학내보다 학교 밖에서 주로 발생, 교사나 학교 전담 경찰관들이 제때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지난달 29일 오창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 역시 발생하기 전까지 학교에서는 실상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교육계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교단의 성범죄로 체면을 구겼다.
청주의 한 초등교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교사 4명을 잇따라 성추행했는가 하면 고교 교사가 술에 취해 교실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임용 전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교사가 최근 구속되기도 했다.
성 추문에 이어 학교 폭력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교육현장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