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청주] 신동렬 기자 = 청주공항에서 민간인 승용차가 활주로에 진입해 달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4일 17전투비행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저녁 이 부대 내에서 있었던 지역 기관장 만찬에 참석한 여성 민간인(57)이 승용차를 몰아 공항 활주로에 진입했다.
청주공항 활주로는 공군 17전투비행단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만찬이 끝나기 전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이 여성은 공군부대 내에서는 내비게이션이 작동되지 않은 탓에 방향을 잃고 헤매다 부대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활주로로 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전투비행단에서 활주로로 진입하는 도로에 초소가 설치돼 있었고, 헌병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이 여성의 차량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15분께 공항 활주로 쪽으로 들어선 이 여성은 10여 분간 차를 몰다 타이어 펑크가 나는 바람에 겨우 멈춰 섰다. 뒤늦게 발견한 공항 관제탑의 조치로 별다른 사고 없이 이 차량을 활주로 밖으로 옮겼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소동으로 이날 오후 9시 15분부터 9시 40분까지 25분가량 항공기 4편의 운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이날 오후 9시 20분 도착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704편은 관제탑으로부터 공항 주변 상공에서 대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여분간 청주공항을 맴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에서 푸동과 하얼빈으로 향하려던 국제선 항공기 2편은 10여분 정도 지연 출발했으며 제주에서 출발, 청주로 들어오던 국내선 항공기도 속도를 늦춰 10여분가량 지연 도착했다.
서울지방항공청 청주공항출장소 관계자는 "상공에서 머물렀던 1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나머지 3편은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항공기 운항에 지장이 있었던 만큼 국토부에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7전투비행단은 당시 경계 근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헌병을 징계 조치했다.
공군부대와 함께 사용하는 활주로 접근 통제까지 허점을 드러내면서 청주공항 운영과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