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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남교육감이 ‘사후약방문’을 지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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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6.14 14:41
  • 기자명 By. 충청신문
국어사전은 사후약방문을 사람이 죽은 뒤에 약을 짓는다는 뜻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뉘우쳐야 이미 늦었다는 의미이다.
 
조선 인조(仁祖) 때 학자 홍만종(洪萬宗)이 지은 문학평론집 순오지(旬五志)에 나온다.
 
때를 놓쳐 후회하지 말고, 장차 어려울 때를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뜻의 격언이나 속담은 많다.
 
중국 전한(前漢) 시대 유향(劉向)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고사로 망양보뢰(亡羊補牢)가 있다. 
 
양을 잃고 나서야 우리를 고친다는 뜻이다. 
 
양도 없는데 우리를 고쳐 봐야 헛수고일 뿐이다. 
 
그밖에 사후청심환(死後淸心丸:죽은 뒤에 청심환을 찾는다), 실마치구(失馬治廐:말 잃고 마구간 고친다), 실우치구(失牛治廐: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등도 같은 뜻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지난 13일 도서 지역 여교직원 보호대책과 관련해 “CCTV 설치 등은 단기 처방으로 사후약방문 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본질을 여교사가 술을 먹은 게 아니라 지역 성 문화의 낙후성을 꼬집고 있다.
 
]그 대안은 다름아닌 마을과 학교가  공동체를 이뤄 여교직원을 한가족처럼 여기는 지역풍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서 벽지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인권 및 처우 개선에 모든 부서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이 보다 더 필요한 것은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역설한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충남형 혁신 교육지구라는 얘기이다.
 
맞는말이다.
 
하지만 말처럼 충남형 혁신교육지구 조성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 과정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하기위한 특유의 시스템이 마련돼야할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시스템은 한두가지 아니다.
 
우선 섬마을 폐쇄성을 타파하고 그릇된 인식과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방범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명의 전문가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고 있다.
 
범죄를 억제하는 개인통제력은 공범이 많을수록 약해진다. 
 
폐쇄적일수록 집단성범죄등 단체범행의 유혹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충남 도서지역 교직원 관사에 대한 CCTV설치는 이번달 안으로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서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역설한 것처럼 방범기구는 한낱 사후약방문에 그칠수도 있다.
 
다시말해 여교직원을 한가족처럼 보살피고 격려할 섬마을 주민들의 인식전환과 이를 시행키위한 마을과 학교의 공동 대안이 시급하다는 논리이다. 
 
유비무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문제는 이 유비무환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학교와 마을이 한 공동체를 조성키위한 선결사항이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라도 한 섬마을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사건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 충남에도 그럴 가능성이 늘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근본적인 처방이 절실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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