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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우주는 아직도 미지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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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8.11 13: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민승림 칼럼니스트

[충청신문=민승림 칼럼니스트]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우주는 얼마나 넓으며, 어떻게 생겨났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느 시대 어느 민족에게나 있어온 공통적인 것이다.

오래전, 인류에게 우주(Cosmos)는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cosmos’는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chaos)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하며,우주가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이 담겨있다.

더구나 자연에 의해 많은 것이 결정되었던 때에 우주, 곧 하늘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천문관측에 관한 것이며, 17세기 이전까지 점성술(Astrology)과 천문학(Astronomy)은 같은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설명할 수 없는 자연 현상에 대해 여러 가지 신화를 만들어 냈는데,그리스의 ‘이카로스 신화’는 커다란 날개를 다는 것만으로 태양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고대인들의 소박한 우주관을 보여준다.

17세기에 와서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이 등에 의한 여러 가지 관측적 발견과 시도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우주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고도의 과학 기술로 무장한 현재의 인류는, 이제 지구 바깥으로 나가서 우주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우리 태양계가 속해있는 은하가 우주에 있는 수천억 개의 은하 중의 하나일 뿐이며,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태양 역시, 우리 은하 내의 수천억 개의 별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우주탐사선 보이저호가 태양계의 끝자락에서 보내온 지구의 모습은, 광활한 우주 안에 있는 아주 작고 푸른 점에 불과하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우주는 아직도 우리에게 아주 조금밖에 그 비밀을 알려주지 않은 미지의 세계이다.

지구 밖 어두운 공간 너머에 얼마나 많은 세계가 존재하고 있을지, 어떤 것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을 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환상,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 스스로를 한없이 작게 만드는 거대한 세계에 대한 두려움 등이 어우러져 지금도 우주는 끊임없이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마션’ 등 우주를 다룬 영화가 큰 인기를 모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이다.
우주는 영화에만 좋은 소재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왔다.

우주의 풍경은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도 그 중에 하나이다.

고흐에게 밤하늘은 무한함을 표현하는 대상으로 ‘별이 빛나는 밤’뿐 아니라, 그 이전 작품인 ‘밤의 카페테라스’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도 밤하늘의 풍경을 다루고 있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프랑스남부 아를에 있는 론 강의 밤 풍경을 그린 것으로,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과 강물에 비쳐 일렁이는 빛이 아름다운 작품이다.

특히 밤하늘 가운데에 위치한 일곱 개의 별은 북두칠성을 나타낸 것으로, 평소 고흐는 천문학 잡지를 읽을 만큼 천문학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이성자 화백(1918~2009)도 오랫동안 우주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 온 작가이다.

이성자 화백은 자신의 작업실이름을 ‘은하수’로 지을 만큼 우주를 사랑했다.

‘우주의 축제’, ‘직녀성에 있는 나의 오두막’, ‘금성의 축제’, ‘페가수스의 도시’ 등의 제목에서 보듯, 그는 우주를 담은 회화에 온 힘을 쏟았다.

작은 색 점들이 사방으로 이어져 있는 화면은, 끝이 없는 무한의 공간인 우주를 연상시킨다.

경상남도 진주에 있는 ‘진주시립 이성자 미술관’에 가면 아름다운 색으로 그려진 그의 추상작품들을 볼 수 있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르네상스시대까지 예술과 과학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영역이었다.

오늘날  많은 예술가들이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에 관심을 갖고 예술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데, 천문학과 우주과학의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의 천문학은 눈으로 보이는 태양이나 별뿐 아니라, 전파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우주의 에너지와 물질들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고 있다.

과학과 예술은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며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탐구는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올 여름 대전 시립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젝트 대전 2016 - Cosmos’에는 우주에 관한 과학 기술과 예술적인 상상들이 결합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는 11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 작가 14팀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우주 사이의 관계에 대한 감각적 인식의 범위를 넓혀주려는 예술가들의 시도를 만나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담장에 기대어 바라보던 해질녘의 풍경을 목성(木星, Jupiter)으로 옮겨서 보여주는 작품이 있는가하면, 모든 것이 사라진 지구 종말 이후, ‘인류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인식할까’하는 물음을 담은 영상까지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인간이 발사한 우주탐사선이 태양은 물론 먼 목성까지 날아가 수많은 정보를 보내주고 있지만 아직도 우주는 우리에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신비로운 꿈의 존재이다.

더위가 차츰 잦아들고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멀지않은 날에 ‘이성자 미술관’이나 ‘Cosmos’전이 열리는 미술관을 찾아 어린 시절 묻어두었던 우주에 대한 상상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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