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청주] 신민하 기자 = 충북도교육청이 내년도 본예산에 누리과정 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쳐 도의회 교육위원회와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의회는 1년 전에도 도교육청이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자 6개월치를 강제 편성하고, 1년치 전액 편성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절반 삭감한 바 있다.

도교육청이 아직 누리과정비 미편성 방침을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누리과정 사업비가 예산안에 빠질 확률은 높아 보인다.

도교육청은 6일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통해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은 별도의 국고 지원이나 지방교육재정 확대 없이는 편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도의회에 분명히 밝혔다.

도교육청은 “국회의 정부 예산안 및 법률안 심의를 통해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되도록 도의회의 협조를 바란다”고까지 했다.

누리과정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결정과 같다.

도교육청은 누리과정 관련 법령 불일치 해소, 중앙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 혹은 지방교육재정 교부율 상향 조정 등 시·도교육청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고 도의회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여야 중앙 정치권이 누리과정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 제출한 법률안 처리 향배가 주목된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기로 했다. 여당이 제출한 지방교육정책 특별회계법 통과를 전제로 한 것이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들어가던 교육세를 특별회계로 별도로 떼내 누리과정과 초등 돌봄교실 등 특정 용도로만 사용하게 하자는 얘기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강제하는 편법”이라며 이 특별회계에 반기를 들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상향하거나 일반회계 전입금 등을 세입으로 하는 지방교육재정 여건 개선을 위한 특별회계를 설치하자는 내용의 법안들을 따로 제출한 상태다.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직접적인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누리과정과 관련, 도교육청과 도의회는 물론 국회 여야간 입장 차이가 커 내년도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대치 국면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