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일부 군의원 등의 반대에 맞서 속리산관광협의회 등 예정지 주민단체들이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보은군청에서 속리산 관광협회등 주민대표들이 기자회견을 해 "속리산 관광 활성화와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복합문화시설 건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에서 적자 운영을 우려해 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우니 장을 담그지 말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목잡기"라며 "이 시설은 바이오 휴양밸리 등과 더불어 속리산의 새로운 관광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은군은 지난해 10월 이 지역 출신인 재미화가인 고(故) 이열모씨로부터 미술작품 268점과 관련 서적 446권, 그림 도구 등을 기증받았다.
그 후 이 작품을 전시할 미술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시설을 짓기 위해 속리중학교 터(1만8500㎡)를 매입한 상태다.
군은 이곳에 공립 미술관을 비롯해 향토박물관, 무형문화재 체험·전승관 등을 짓는 계획을 세워 충북도 균형발전 특별회계에서 71억원을 확보했다.
또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해 내년 1월 납품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시설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보은군의회 하유정 의원은 지난 9월 임시회에서 "보은군수가 미술작품을 기증받으면서 미술관 건립과 기증자 흉상 제작 등을 일방적으로 약속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했다"며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 한해 10억원씩 들어갈 관리비는 어떻게 충당할꺼냐"고 질타했다.
그는 또 "전체 사업비의 40%를 국비를 받아 충당하겠다는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보은읍에 사는 김모씨가 차량에 건립반대를 하며 이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한 달 넘게 1인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그러나 보은군은 사업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내년 국비지원을 신청해 군의 재정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광선 보은군 문화관광과장은 "내년도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미술관 지원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전수관 지원사업에 각각 국비 60억원과 50억원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군비 부담도 크게 줄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