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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삼키는 시민단체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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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10.08 19:19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일부시민단체의 국고보조금 횡령이 또 일어나 도덕성이 다시 저울질되고 있다. 김황식 감사원장은 국회 법사위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일부 문화 관련 시민단체가 국고보조금 수억원을 횡령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적발한 단체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라는 좌파 진영 최대의 문화단체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내주 중에 이 같은 사실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얼마전 환경 관련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에서 유사한 일이 발생해 시민단체의 도덕성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그런데도 일부 시민단체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국고보조금을 엉뚱하게 사용했다니 수사가 철저하고 엄정해야 할 줄 안다.

감사원이 최근 3년 간 한해 8000만원 이상의 국고 보조금을 받은 사회, 문화, 환경단체는 모두 543개다. 감사원은 이들 단체를 대상으로 5월부터 벌여온 감사 결과, 간부들이 1억원 이상을 성과급 명목으로 나눠 갖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을 밝혀냈다. 그런데 충격적인 일은 횡령 의혹을 받는 시민단체 간부가 현재까지 30~40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단체의 기능을 생각할 때 그 구성원들의 도덕성은 아무리 강조돼도 지나치지 않은 법이다. 이토록 도덕적으로 해이한 시민단체라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줄 안다. 때문에 내부가 썩었거나 사이비 행태를 벌이는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당장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처럼 국고 보조금을 ‘눈먼 돈’쯤으로 여겨 횡령했다면 그것은 도덕성 해이 차원을 넘어 반(反)시민의 자기부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잘못 지급된 보조금, 잘못 사용된 보조금이 확인됐다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12조에 따라 당연히 환수해야 한다. 그 돈은 국민의 혈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표적 수사 운운하지만 감사원은 단체 핍박과 관계없이 양심과 인격을 걸고 공정하고 원칙적인 감사를 했다고 한다. 시민단체 감사가 정치적 또는 이념적 이슈가 되는 시대도 지났다. 그리고 시민단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 역시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때문에 감사원의 감사를 잘못을 덮으려는 정치적 꼼수로 생각한다면 불쾌할 뿐이다. 국고에서 지원받은 돈을 정당하게 사용했는지 감사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아마 감사원은 공정한 감사를 위해 명예와 인격을 걸고 임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번 국고보조금의 횡령사건은 철저한 수사로 밝혀질 줄 안다.

관련자에게는 엄한 처벌의 결과가 나오겠지만 다시는 이 같은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차제에 시민단체들도 반성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비영리민간단체에 보조해 주던 지원금에 대해 강력한 제동을 건 바 있다. 특히 불법 집회와 폭력시위를 주도하거나 여기에 연루된 민간단체에는 공익활동 보조금의 지원을 중지한바도 있다.

이런 행위는 법치 부정이며 반공익, 반민주적인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엄청난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고도 당국이 회계 검증 등을 소흘히 해 관련 증빙서류조차 제출받지 못하는 등 허술함을 보여준 것도 잘못이다. 이제는 단 한푼의 국고보조금을 꿀꺽 삼키는 그릇된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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