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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전, 효(孝)문화의 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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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4.03 15:20
  • 기자명 By. 충청신문
효문화를 체험하고 교육하며 연구하는 전문기관인 대전효문화진흥원이 문을 열었다. 대전시는 뿌리공원과 족보박물관, 효문화마을에 이어 진흥원이 문을 열면서 효문화 중심도시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진흥원은 효문화 진흥정책 연구, 효문화 사업 발굴 및 콘텐츠 개발, 효문화 전문인력 양성, 대전형 효 특화사업 등을 수행한다. 효의 현대적 계승과 승화를 통한 교육과 지원의 거점 기관인 셈이다. 대전의 효문화 인프라와 연계, 효문화 확산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전국 첫 효문화진흥원이 뿌리공원에 자리 잡은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1997년 조성된 뿌리공원은 성씨조형물을 중심으로 효문화의 성지로 일찌감치 기반을 다져왔다. 136개의 성씨 조형물이 세워져 전국 여러 문중들이 찾는 순례지로 꼽힌다. 연간 방문객이 130여만 명에 이른다. 이런 효문화의 성지에 전시실과 체험실, 강의실, 연구실을 고루 갖춘 진흥원이 들어선 것은 날개를 다는 격이라 하겠다.
 
족보박물관, 효문화마을 등 효 관련 시설 집합단지에 진흥원이 들어서면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이루며 이른바 ‘효 월드’가 완성된 점도 고무적이다. 민족 전통문화 계승, 효 문화 교육의 거점으로 우리 후손들의 인성을 키우는 교육장 역할을 충실해 해내야 하겠다. 
 
물론 지금도 정신문화의 교육장으로 잘 해왔다. 대전을 대표축제로 발돋움한 효문화 뿌리축제는 전국 각 문중의 참여 속에 지역과 세대를 넘어 소통하고 공감하고,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경로효친사상을 계승 발전시키는 자리가 되고 있다. 진흥원의 출범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가 붕괴되고 있는 효 사상을 다시금 일으키는 메카로서의 책임이 더 커졌다.
 
우리민족은 효를 백행의 근본으로 알고, 효를 강조하고 실천하며 살아왔다. 효는 우리민족의 뿌리이고 사상과 행동의 근본이다. ‘효경(孝經)’ 1장에는 “무릇 효라는 것은 덕의 근본으로서 모든 가르침이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하고 있다. 효에 대해 무조건적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에 대해 효경은 “부자의 도는 천성(天性)이다”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부자의 도는 하늘이 부여한 성품이라는 뜻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는 “효자가 그 어버이를 중하게 여기는 것과 자애로운 어버이가 그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살과 뼈에 사무치니 타고난 성품이다”라고 말한다. 어버이의 자식 사랑과 자식의 부모 받듦은 하늘에서 내린 성품이란 뜻이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이런 천성을 어기는 자들이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게 교육이다. 교육의 교(敎)자에 효(孝)자가 앞에 놓인 것도 그런 뜻이 담겨 있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공동체나 가족과의 유대가 깨져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족해체,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아동학대, 고독사 등 관계 단절로 인한 문제들이 사회에 어둔 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효 문화는 가족 간의 소통과 유대 관계를 복원시켜 가정의 역할을 재정립시키는 변곡점이 돼줄 수 있다. 청소년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이야말로 우리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다. 물론 효를 빌미로 한 권위주의나 여성차별 같은 낡은 가부장제의 족쇄는 타파해야 한다. 어른 대접을 받기 위함보다 사회와 가정에 인성을 풍부하게 함양하자는 것이 현대적 의미의 효 사상이다.
 
효문화가 가정을,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그 중심에 마땅히 대전이 있어야 하겠다. 이미 특화된 다양한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대한민국 으뜸의 효문화관광중심지로 부상할 것임은 의심하지 않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제브랜드로 육성했으면 하는 것이다. 조선 성리학의 양대 산맥인 기호학파의 문화자산을 활용하면 충청권 유교문화권 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석학들이 예언한대로 위기에 처한 인류사회의 정신적 자양분으로 키워갔으면 하는 것이다. 여건은 충분히 갖춰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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