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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지방자치의 산물, 홍도육교 철거 및 지하차도 건설

황인호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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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9.04 16:5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황인호 대전시의회 의원

지난 7월 26일 오전 10시, 33년간 대전의 동서교통로로 가장 큰 역할을 해온 홍도육교(정식 명칭은 홍도과선교) 철거 기공식이 거행되던 날, 그 날이 오기까지 필자는 남모르는 흥분에 며칠간을 잠을 설쳐야 했다.

그 짜릿한 흥분은 11년간 뇌리를 떠나지 않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홍도육교 철거’라는 화두가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33년전 남재두 의원이 국비를 지원받아 건립한 홍도육교는 둔산 신시가지의 건설에 이어, 관저지구와 도안지구 등 서남부권으로 도심이 팽창하면서 원도심의 관문인 동대전톨게이트를 잇는 대표적인 간선도로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대전에 연간 1만5천대 가량의 차량이 늘어나면서, 홍도육교의 하루 통행량은 어느덧 7만대를 넘어섰다.

삼반세기라는 연식이 지나면서 갈수록 통행량도 늘자 홍도육교는 최근 들어서 부쩍 노화현상이 심해 보였다.

보수공사를 수시로 하는가 하면, 지리적인 여건상 생래적으로 S자 형으로 굽어지다 보니 채 1km도 안되는 구간에서 연간 2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노화로 힘에 부쳐서인지 그것도 모자라 매년 한두건의 차량을 떨어뜨리는 낙상사고도 일어났다. 팔팔했던 홍도육교가 이 지경이 되자, 전에는 눈에도 안띄던 도시경관과 소음, 분진까지 들춰졌다.

2006년 경부고속철 사업이 시작되면서, 대전과 대구는 고속철이 도심을 통과하는 도시로서 중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다름 아닌 고속철을 지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하로 넣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100여년을 철도와 함께 생사고락을 하며 성장한 원도심이지만, 바야흐로 시간이 지나면서 남북으로 흐르는 지상의 철로가 동서교통을 차단하는 애물단지가 되었고, 철로변 주변은 재정비를 거부한채 슬럼화가 가속되었다.

그래서 누구든 고속철 사업과 함께 기존의 경부선 국철도 이 기회에 지하로 넣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경부고속철사업만 별개로 하는 것이지, 경부선 국철사업까지 포함시키려고는 하지 않았다.

이 구간이 대부분 동구지역이었으므로 당시 필자가 속한 대전 동구의회의 최대 현안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갑론을박만 있을뿐, 진척이 안되자 정치적으로 힘이 있어 보이는 대구쪽을 지켜 보면서 진행하려는 심산도 있었다.

그러나 대구는 당시 국내 최대의 지하철 화재사고를 겪은 탓으로, 고속철 지하화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오히려 대전이 결정하는 바에 따르고자 했다.

마침내 대전은 염홍철 시장이 대안의 카드를 낸 바대로, 경부고속철을 경부선 국철옆으로 깔되, 지하화 경비의 차액으로 철로변 정비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지었다.

경부고속철로변정비사업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고 사업비 4997억원으로 오정동 한남대 넘어가는 과선교로부터, 홍도동, 삼성동, 정동, 중동, 원동, 인동, 신흥동, 판암동에 이르는 경부선 6.7km 구간에 폭 10m의 완충녹지공간을 만들고 그 옆으로 역시 폭 10m로 측면도로를 개설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17개의 한남대 과선교를 비롯한 지하차도를 개량하거나 개설하는 사업도 포함되었다.

필자가 2006년에 대전 동구의회에서 경부고속철로변정비사업추진특별위원장을 맡은지 11년만인 금년에 경부고속철로변 정비사업은 종료된다.

당시에 필자는 홍도육교도 철거할 것을 계속 주장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지하차도들은 80억~250억원이 들지만, 홍도육교는 단일공사로 무려 1368억원이 들기 때문에 정부에서 사업에 포함시키려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계룡육교나 중촌육교 등과 달리 홍도육교는 경부고속철로변정비사업의 명분이 있기 때문에 미세하나마 가능성이 보였다.

대전시 공무원들과 지속적으로 요구한 끝에 2년 반만인 2008년 말에 홍도육교 철거 및 지하차도 공사도 경부고속철로변정비사업에 끼워 넣을수 있었다. 그 당시 확정된 예산이 41억원 이었다.

그 뒤에 이장우 의원이 356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는데, 결국 정부예산은 397억원으로, 그 돈으로 경부선과 대전선 철도구간 180m 지하터널을 3년전부터 뚫고 있다.

얼마전 필자가 지하 공사현장을 들어가보니 진도가 엄청 더뎠다. 철도밑을 비개착식으로 파다 보니 작업진행이 어려운게다. 차라리 땅굴파는 전문가인 북한 김정은에게 부탁하자는 말로 더위를 식히고 나왔을 정도다.

워낙 예산과 교통난제가 걸린 대규모 토목공사라서, 철로밑 지하터널만 뚫고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있다는 걱정에, 3년전 대전시의회로 적을 옮기게 된 필자는 이 사업을 권선택 시장의 공약사업으로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마침내 11년전에 세간의 관심을 두지 않던 홍도육교 철거 및 지하차도 공사 기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180m 구간의 정부사업 외에 820m 구간의 철거 및 지하차도 건설공사비 970억원은 전액 우리 대전시민의 혈세로 충당된다. 홍도육교를 건설할 때는 지방자치를 하지 않았던 시기라서 전액 국비로 충당했지만, 지금은 지방자치단체가 70% 이상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러한 값진 노력으로, 2019년 말께는 기존의 병목과 사고가 많았던 4차선이 6차선~8차선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사업에 대한 발상에서부터 사업비 마련에 이르기까지 “홍도육교 철거 및 지하차도 사업은 지방자치의 산물”이기에 더욱 값지다!

황인호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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