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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가을이 오면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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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0.24 18:2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요즘 날씨 너무 좋습니다. 좀 추운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볕이 좋은 한낮에는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아주 상쾌합니다. 도시락 싸서 공원으로 소풍을 가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그래서인지 외부 활동이 증가하다 보니, 또한 추워져서 그런지 감기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또 전형적인 감기 증상이 아니라 구토나 설사 등을 동반하는 감기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 말하는 바이러스성 장염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사실 양의학적으로는 ‘감기와 오인해서 잘못 치료 되는 경우가 있다’ 라고 하지만 한의학적으로는 상한(傷寒) 이라고 하여 감기와 같은 범주에 두고 있습니다. 오해하지는 마세요. 감기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단, 감염증이라 하여 같은 범주에 두고 있을 뿐입니다. 같은 범주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설명 드릴게요.

봄에 자주 발생하는 로타 바이러스성 장염, 상대적으로 추운 겨울이나 늦가을 정도에 호발하는 노로 바이러스성 장염 등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질환이면 항바이러스제 먹으면 되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증치 위주의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드러나는 증상에 대응하여 치료한다는 뜻이지요. 대부분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토 설사 몸살 발열 등의 증상이 오래되고 10일 이상 지속되며 탈수 쇼크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치이기 때문에 사실 증상이 잘 가라앉질 않아요. 좀 좋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안 좋아지는 경우도 상당하고요, 증상이 꿈쩍도 안 하는 경우가 꽤나 있습니다.

양의학적으로만 그렇냐고요? 아니에요. 한의학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한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빠르게 나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한(傷寒)이라고 하면 ‘한사(寒邪)에 상(傷)했다’ 라는 뜻입니다. 한이라 하는 것은 차갑다라는 뜻이고요, 사라는 것은 사사로운 기운 나쁜 기운 이라는 뜻입니다. 차가운 나쁜 기운이 몸에 들어와서 몸이 아프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차가운 나쁜 기운, 즉 한사가 우리 몸의 어디에 들어와서 어디가 아플까요?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한의학적으로는 삼음삼양이라 하여 우리 몸의 방어 체계를 6단계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태양(太陽) - 양명(陽明) - 소양(少陽) - 태음(太陰) - 소음(少陰) - 궐음(厥陰) 이렇게 말이죠. 가장 앞 부분의 태양에서 사기(邪氣)를 받습니다.

태양에 해당하는 경락이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입니다. 수태양소장경락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음식물들에 대한 방어, 족태양방광경은 외부 피부 차원의 방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그러니까 소장경락은 소화기 점막 차원에서의 방어, 방광경락은 바깥 피부 차원의 방어입니다. 둘 다 피부에서 방어해주는 거에요.

바이러스든 세균이든 그 어떤 것들이든 가장 먼저 방어를 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피부입니다. 그 피부는 눈에 보이는 바깥쪽의 피부도 있지만 내시경이나 거울로 봐야만하는 안쪽의 피부도 있습니다. 안쪽의 피부는 우리 입, 식도 내벽, 위 점막, 소장 점막, 대장 점막 등 모든 점막을 포함합니다.

결국 상한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바이러스상 장염과 감기는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조금은 다릅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바이러스성 장염 류의 병증을 ‘식적류상한(食積類傷寒)’ 이라고 부릅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아이들의 경우 감기를 치료할 때 소화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소화기가 좋아져서 음식을 잘 먹고 면역력이 좋아져야 감기가 낫는다 라는 생각도 있지만 그것보다 먼저 소화기가 좋아져야 내부 점막, 외부의 피부 상태가 좋아지고 감기나 장염으로 인한 삼출액의 분비량 조절 등이 성공하면서 콧물이나 설사 등의 상태가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이나 감기는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아니, 둘다 바이러스성 질환인데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요. 대상포진 같은 것도 있잖아요. 발현 양상이 아예 다르지요. 일단 거의무조건 소화기의 상태입니다. 장누수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소장 내벽의 상태가 안 좋으면 분해가 덜된 영양분이 그대로 흡수되고 바이러스나 기타 세균들이 침범하기 쉬운 상태가 되어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무너지고 영양 흡수에도 불리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때 가장 호발하는 증상이 뭔지 아세요? 특히 아이들에게는 아토피나 알러지성 천식, 비염 등의 피부질환들이 많습니다. 소화기의 중요성은 백번 얘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특히 소아들에게는요. 아이들도 성인들도 우리 먹거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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