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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 장치 필요한 상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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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4.01 19:05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회원수 7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상조업체 보람상조가 고객들이 맡긴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빼돌린 돈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회사 대표가 가족과 친인척 이름으로 여러 계열사를 운영하며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보람상조 측은 부동산 투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법인 명의로 한 것이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검찰의 조사가 끝나면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그간 상조업체를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차제에 상조업계의 무질서와 소비자 피해 등 각종 문제점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상조업체가 말썽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상조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느슨한 규제로 많은 수의 업체가 난립(亂立)해 과당경쟁으로 부실 경영이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 검찰 수사가 주는 충격파는 상당할 것이다. 이 회사는 국내 1위 상조 업체이기에 다른 상조업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검찰은 철저히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전국 281개 상조회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자본금 1억원 미만인 소규모 상조 회사가 전체의 62%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상조회사가 파산 할 경우 회원들이 낸 납입금 중 돌려줄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상조업체는 평균 47.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도 밝혀졌다.

이처럼 허술한 운영 상태에서 상조 업체들의 투명성 담보를 위해 납입금의 일정액을 금융기관에 의무 예치토록 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마져 9월에나 시행되게 돼 있어 불안감을 더 하고 있다.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너무 많은 상조 업체가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전국의 상조회사는 2003년 72개에 불과했던 것이 2008년에는 4배 가까운 281곳으로 늘었다. 또 총 가입회원 수 만도 270만명이고 시장 규모도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처럼 사업이 성행하다보니 불편 사항도 많아져 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 및 피해 사례는 2005년 219건에서 2009년에는 20배가 넘는 2446건으로 폭증했다.

불만 피해 사례로는 부금을 완납하고도 상조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거나 중도 해약 시 납입한 돈을 돌려받지 못해 시비를 벌이는 일 등 이다. 그렇다고 상조회사의 존재는 나무랄 수 없다. 건전하게만 운영된다면 복잡한 현대생활에서 장례의 번거로움을 겪지 않고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권장돼야 할 업종이다.

왜냐하면 많은 가입자들이 상조회사를 통해 장례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조업은 약정한 금액을 분할 납부한 가입자가 상을 당하면 장례용품 일체와 차량, 인력을 지원해 장례를 돕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때문에 불법 업체나 부실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 당국의 과감하고 철저한 감독 기능이 요구된다.

앞으로 상조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유수 기업들과 대규모 공제조합들까지 상조업에 뛰어들 채비에 나서고 있어 과당 경쟁으로 인한 피해 사례의 증가도 우려된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상조업체들이 주로 서민층과 농촌에서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흔한 일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격이 돼서는 안되기에 확실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만들어야 할 줄 안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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