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는 오전에 서명운동을 알리는 선포식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시청 북문 앞에서 서명대를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서명 동참을 호소했다.
대책위는 "호텔의 폐업으로 136명의 직원이 추운 겨울 길거리로 쫓겨났으며 입점업체와 납품업체 또한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호텔리베라유성을 철거하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호텔 정상화에 의지가 없다면 3자 매각 등을 통해 호텔리베라를 다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호텔로 거듭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호텔리베라유성에 대해 용도변경이나 철거 등 정상화를 반하는 어떠한 행위도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재계 순위 79위,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아무 거리낌 없이 회사를 정리할 수 있는데, 136명 쫓겨난 우리 노동자들은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돈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인들이 고용된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촛불혁명의 정신"이라며 "평생을 일해 온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고 대전시민들이 함께 키워 온 곳"이라며 사측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노동종교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34개 단체가 모여 출범했다. 이들은 서명운동 결과를 신안그룹 박회장과 국회, 정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호텔리베라는 2003년에도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임·단협 협상에서 서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노조 측은 장기 파업에 들어갔다.
같은해 11월 대지방노동청의 중재로 노·사 간 합의가 있었으나 사측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다음
해 5월 노동청이 '조정안 이행촉구'공문을 발송했음에도 실행하지 않았다. 다음달인 6월 사측의 부채를 이유로 직원들에게 폐업 공고를 알렸다.
이에 당시 노조는 "호텔리베라의 폐업 조치는 진실한 기업 폐지의 의사 없이 노조 활동을 혐오하고 와해시키기 위해 행한 위장 폐업"이라고 주장하며 충남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노동위원회는 호텔리베라의 위장 폐업을 인정하고 "직원 173명을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회사에서 근로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