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발행된 도하 언론의 주요 이슈는 단연 정치권에 번진 ‘미투 운동’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핵심은 피해자의 방송고발로 확산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건은 우선 2가지 측면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하나는 평소 안 지사에 대한 기대감이 순간적으로 무너진 점이다. 실시간 뉴스에 이 사건이 한때 1위에 오른 것은 그 방증의 결과이다.

그간의 기대감이 실망, 배신으로 뒤바뀐 셈이다. 또 하나는 이로 인한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향후 정치 지형을 뒤흔들 만큼 큰 변수가 될 전망이어서 정치권에 때 아닌 비상에 걸렸다.

불과 99일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는 물론 오는 2022년 차기 대선 구도까지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충청권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안 지사에 대한 정치적 상징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피해자 방송직후인 5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긴급 출당 및 제명조치를 취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간 접해온 안 지사의 인지도 및 무게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그다.

지금까지 ‘안희정’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항간의 평가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고발사건 이후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가 보여준 도덕적 고뇌가 순간적으로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충청권은 보수 정서가 강한 곳이어서 지방선거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쳐지고 있다.

안 지사의 측근으로 지자체장에 출마하거나 예상되는 많은 후보들이 인기가 높은 안 지사의 지원에 기대를 건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선거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어안이 벙벙하다”는 말로 작금의 사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극약처방’을 내린 민주당지도부가 긴급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당 지지율 추락을 막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 직후 대국민사과문을 통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박완주 충남도당 위원장도 “안희정 지사 뉴스 보도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며 “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충남도당위원장으로서 피해자 분과 충남도민 여러분께 당을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충청권의 자유한국당 후보들에게는 기회가 열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자유한국당의 첫 논평이 눈길을 끈다.

정의롭고 상식있는 정치인 안희정의 본 모습이 이미지였고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니 슬프기까지 하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어찌됐건 이번 정치권 미투사건은 보수측에게는 더없는 호재가 될 것이다.

지방선거가 아직은 90여일 정도 남은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이 지방선거의 향배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예상치 못했던 정치권 미투운동이 정가를 강타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투 운동은 향후에도 지방선거의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접한 충청권도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