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침을 열며] 베트남과 맺은 지속적인 교육 교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8.12.23 14: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박종용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박종용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나는 틈만 나면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도 하지만, 나에게는 보물상자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소식과 건강·여행 이야기까지 알짜배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요즘에는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며, 국위를 선양하는 박항서 감독의 매직에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한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듯싶다. 지난 12월 15일 토요일 밤 9시 30분에 SBS TV에서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파격적으로 생중계했다. 주말연속극을 뛰어넘는 18.1%의 시청률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인 벤투호의 A매치 시청률이 10% 이내라니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박항서 감독은, 2017년 9월 29일에 피파 랭킹 130위의 베트남 축구팀을 맡아, U-23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4강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이 10년간 열망했던 ‘스즈키컵 우승’으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었다. 그는 베트남 국영 TV가 뽑은 올해 최고의 인물로 선정됐고, 그의 이야기가 베트남 고등학교 문학 시험에 출제됐다.

그렇게 베트남에서 박항서 신드롬이 한창이던 12월 10일부터 15일에, 우리 학교 6명의 학생들은 하노이의 남탄꽁초등학교(Nam Thanh Cong Primary School)와 탕롱중학교(Thang Long Secondary School) 학생들과 공연하며 우정을 쌓고 돌아왔다. 온라인으로만 교류하던 학생들이 베트남에서 직접 만나 영어·체육·음악 수업과 현장체험학습을 함께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작년 9월 25일에 베트남의 2개 학교를 방문하여 자매결연을 체결한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교육부에서 주최하고,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다문화가정 대상국가 교육교류사업”에 참여한 덕분이었다. 우리 학교는, 이 사업을 통해, 2016년부터 3년간 해마다 2~3명의 외국 교사들을 3개월씩 배정 받았다. 

나는, 우리 학교에 배치된 외국 교사들의 현지 학교와 지속적인 교류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2016년에 초청교사로 오신 응안(Do Thi Nagnt) 교사의 탕롱중학교와 2017년 초청교사였던 투(Vu Thi Thu) 교사의 남탄꽁초등학교와 연결이 됐다. 게다가 우리 학교 선생님이, 2017년 9월부터 3개월간 남탄꽁초등학교에서 파견 근무하여, 자매결연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지난 10월 31일에는 남탄꽁초등학교에서 판낌아잉(Phan Kim Anh)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3명의 선생님이 우리 학교를 방문하였다. 한국교육에 대한 이해와 문화 체험을 하고, 베트남 학생들의 방문교류를 대비하여 사전 점검 차원이었다. 그들은, 4박 5일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했다며 무척 흐뭇해했다.

이렇게 우리가 외국 학교와 문화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변의 도움 덕택이다. 베트남 선생님들이 방한했을 때에는, 대전광역시 국제교류센터의 학교 및 민간단체 국제교류중계지원사업에 응모하여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우리 학생들이 베트남을 방문할 때에는, 대전광역시교육청과 대전국제교육문화교류재단의 국제교류방문지원사업에 계획서를 제출하여 450만원을 지원받았다. 가뭄에 단비였다.

우리 교직원들은, 베트남 방문단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학습발표회 프로그램에 베트남 노래와 춤을 반영하여 그들을 감격하게 했다. 그들은 학습발표회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으로 베트남에 전송했다. 조리원님들은 베트남 특식과 꽃 장식으로 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누가 시켜서 할 일이 아니었다. 김영선 위원장님을 비롯한 학교운영위원님들도 식사와 선물로 성의를 표시하였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인솔해서 베트남에 무사히 다녀온 이영진 교무부장님과 박지혜 선생님이 고맙다. 자칫 작은 불상사라도 생기면,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虛事) 되기에, 선생님들은 무척 노심초사 했을 것이다. 베트남에서 이동할 교통편이나 숙식할 장소를 사전에 섭외하고,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까지 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예측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베트남과의 국제교류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베트남 선생님들께서 우리 학교를 방문하고, 우리 학생들이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물리적인 거리와 국경 그리고 언어의 벽을 뛰어넘는 우정과 관심·소통의 힘으로 하나 되는 장(場)이 펼쳐졌다. 내년에는, 올해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여, 더 알찬 국제교류를 하고 싶다.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