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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인사성이 밝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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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01.02 16: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정호백제문화원장
김정호백제문화원장

“안녕하세요?” 우리의 하루는 인사로 시작해서 인사로 마무리된다. 사무실을 들고 날 때마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인사를 한다. 인사는 연결감과 친근감을 느끼게 해준다. 쉽게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인사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면 나도 기분이 좋다. 

인사(人事)는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다.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이름을 주고받으며 자기를 소개하는 일, 만나거나 헤어질 때 몸짓이나 말로 예를 갖추는 것, 고마움을 나타내는 예절이다.  

학교 수업은 반장이 일어서서 “차렷. 선생님께 경례. 바로.”로 시작한다. 운동장 조회를 할 때에는 거수경례를 했다. 신병 훈련소 교관은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복창 소리 봐라.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로 오후 교육을 시작한다. 

등산길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한다. “날씨가 참 좋습니다.” 얼굴도 모르는데 기분이 좋다. 은행 창구나 고객센터, 판매점에 가면 “어서 오세요”로 시작한다. 신입직원은 아무나 보고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선배들은 웃는다. “저 친구는 화장실 소변기 앞에서도 인사를 해.” 폭소를 터트린다.   

인사성이 밝아야 한다. 때와 장소에 맞춰 인사성이 없는 사람은 호감이 덜 간다. 마케팅 사원이 인사를 잘하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안면이 있는 사람과 서로 마주칠 때는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게 좋다. 눈인사 한 번 건네지 않는 협상테이블은 냉랭하다. 
어릴 적 시골 동네에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안녕하십니까? 하면, “안녕 못하다.” 진지 잡수셨습니까? 하면, “못 먹었다. 네가 내 밥 해주었냐?” 한다.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따라다녔다. 다른 어른들은 모두 “오냐.” 하고 대답하는데 그 할아버지는 그렇게 웃겼다. 오랜만이시네요? 하면, “이놈아. 일 년도 안 지났는데 뭐가 오랜만이냐?” 농담 하시던 그 할아버지가 그립다.

나라마다 인사말이 다르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그 나라 인사말을 익힌다. 봉주르, 봉수와. 사와디캅. 니 하오. 곤 니짜와, 사요나라……. 인사법도 다르다. 합장을 하고 머리를 숙이기도 한다. 악수를 하거나 껴안고 몸을 부비거나 입을 맞추기도 한다.

결혼식장에서는 부부가 맞절을 한다. 부모님께 큰절을 올린다. 하객에게도 인사를 한다. 경건하게 맞절을 하던 초심을 잃지 않고, 인사를 하며 사는 부부는 얼마나 될까? 편히 주무셨어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좋은 꿈꾸고 편히 주무셔요. 서로 인사를 하는 부부는 보기 좋다.

인사의 종류는 다양하다. 감사인사, 축하인사, 위로인사, 부임인사, 작별인사.. 문상을 가서 조문인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한 사람도 적지 않다.

모임이나 식순에는 인사말이 빠지지 않는다. 좌중을 향해 인사를 한다. 동네사람들과의 인사는 필수다. 인사를 나눔으로써 소통이 된다. 이사를 가면 떡을 돌리며 전입신고, 인사를 하여야 하는 이유다. 이웃과 얼굴 돌리고 사는 것은 씁쓸하다.

인사 중에서 으뜸은 안부 인사다. 안부 전화를 받으면 그 사람이 바로 곁에 있는 느낌이 든다. 부모, 형제들과 안부 전화 하는 집안은 가화만사성이다. 지인들이나 친구들에게 안부 인사를 하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인사는 말이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때로는 글이나 선물로 표시된다.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성의 없이 겉으로만 하는 “인사치레”는 조심해야 한다. 

연말연시 휴대폰에는 송년인사, 신년인사가 가득하다. 모바일 연하장이 많이 쌓인다. 기해년 황금돼지띠 새해가 밝았다고 요란스럽다. 2019년이 시작된 것은 맞지만, 아직 기해년은 아니다. 돼지띠는 더욱 아니다. 서양의 양력과 동양의 음력, 띠가 잘못 연결된 오류다. 띠 변경 기준일은 2월 4일 입춘이다. 띠는 24절기를 따라간다. 음력 1월 1일(설날)을 기준으로 바뀌는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많다. 상업적 마케팅이 앞당겨 황금돼지띠를 띄우니 혼란스럽다.

인사는 주고받는 것이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큼 인사를 잘 받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배려와 존중은 인사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신을 존중합니다. 사랑합니다.” 인사는 먼저 보는 사람이 먼저 하는 것이다. 보고도 못 본 척 인사를 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인사는 결코 사소하고 귀찮은 것이 아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평범한 일상마저 불안하다. 아무튼 기분 좋게 황금돼지 해를 맞이하자. 인사성이 밝아야 한다. 새해에는 뜻 하는 바 모두 이루세요.

어린이집 아이들이 손을 흔든다. “해피 뉴 이어!”

김정호 백제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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