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ㅣ유성구 다문화 행복하모니 프로젝트ㅣ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1.04.21 19:4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처음 뵙는 장모님에게 손자, 손녀의 건강한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벌써부터 설레고 떨립니다. 처음 뵙고 나면 ‘반갑습니다. 딸을 멀리까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라고 가장 먼저 말해야겠네요.”

최병관(봉산동·45)씨 가족은 21일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다. 머나먼 한국까지 시집을 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부인 짜우티 투 이융(28)의 모국인 베트남을 처음으로 온가족이 방문하게 된 것이다.

최씨 가족은 유성구가 추진중인 다문화 행복하모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주여성 모국방문 사업의 혜택을 받게 돼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주일간 베트남으로 친정나들이에 나선다.

약 2000여만원의 모국방문비용을 책정한 유성구의 이번 사업의 대상자는 복지기관의 추천을 거쳐 3년이상 국내거주 이주여성 중 경제적 사정 등으로 장기간 모국방문의 기회가 없었던 중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4개국에서 온 6명의 이주여성 가정이 선정됐다.

모국방문 지원은 세대당 330만원 한도로 왕복항공료와 체재비 50만원과 여행자보험, 출발당일 공항차편제공 등으로 이뤄졌다.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계획된 이번 모국방문 지원은 유성구종합사회복지관, (주)한국원자력연료, JC, 한밭제일복지재단, 다드림후원회, 명성교회, 송강사회복지관 등 관내 7개 기관이 후원한 1850만원을 이용해 추진됐다.

최씨의 처가방문이 처음인 이유는 특별한 환경 때문이다. 지체장애 1급인 최씨는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에는 힘이 든다. 이 날도 “공항까지 버스를 타고가야 하는데 혼자 버스에 오르기 힘들어 걱정”이라며 “그래도 구청에서 나와 도와주기로 해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행복해 하는 부인의 얼굴을 보고는 금방 표정이 밝아졌다.“그동안 부인이 고생이 많았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 와서 몸이 불편한 나뿐만 아니라 두 아이까지 키우느라 힘도 들고 외로웠을 것”이라며 “그래도 구청에서 이런 식으로 도움을 줘 내가 못해준 방문을 성사시켜준 것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웃었다.

최씨는 거기에 “내일(22일)이 결혼5주년 기념일인데 구청에서 축하선물을 주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1남 3녀중 장녀인 짜우티씨는 “지난 19일 부로 귀화해서 이젠 완벽한 한국사람이 됐다”며 “운전면허 시험공부도 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 와서는 힘도 들고 외로웠지만 요즘은 아이들도 쑥쑥 크고,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는 “베트남에 가면 걱정이 많았을 어머니가 하고 싶다는 곳 다 해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렇듯 효녀인 짜우티씨는 그럼 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베트남가서 바다를 보고 싶다”며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해맑은 표정으로 ‘김밥’을 외치는 아이들과 미소로 화답하는 아빠, 그런 남편의 움직임을 조용히 도와주는 엄마의 모습은 여느 우리네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짐싸고 여행을 떠날 준비로 정신 없을것 같다는 이 가족을 뒤로하고 집을 나서는 기자의 마음 한켠은 마냥 밝지 만은 않았다.

요즘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금은 어색한 말투로 “먹고살기 힘들어요”라고 답한 짜우티씨의 표정에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최씨에게 나오는 지원금 가지고는 아이들의 어린이집비용으로도 벅차기 때문이다.
아직 부인이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씨 가족은 정말 하루하루가 길수도 있다.

이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베트남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그곳의 눈부신 햇살만큼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진희기자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