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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2.05 15: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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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날씨만큼이나 세미나가 열리는 충남도서관 대강당을 가득 메운 도민들의 관심도 예상외로 뜨거웠다. 참석한 청중들은 여느 학술대회처럼 개회식이 끝나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마지막 종합토론 시간까지도 대부분이 자리를 지켜주었다. 홍주의 잃어버린 역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을 알 수 있었다. 일본에서 온 전문가와 서울, 대구, 충북 등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패널들 조차도 놀라고 흥분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먼저 세미나에 앞서 김석환 홍성군수는 환영사에서 참여한 청중들에게 두루 감사드리며 10여 명의 발제자들도 일일이 소개하였다. 이어 축사에 나선 양승조 충남지사는 1360년 전 백가제해(百家濟海)의 꿈은 주류성에서 멈췄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충남도민의 정서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주류성 비정의 체계적 연구와 국제 정보공유의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홍문표 국회의원은 홍성역사에서 백제부흥전쟁의 전적지를 빼놓을 수 없다며 세미나가 홍성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의 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하였다.
첫 번째 기조강연에 나선 필자는 ‘백제부흥전쟁의 중심, 주류성은 어디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핵심은 한·중·일의 문헌에는 모두 주류성의 위치를 부여 기점 서북쪽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문헌상의 각종 키워드로 볼 때 주류성은 홍주에 위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강조하였다. 논평에 나선 경민대학교 장원섭 교수는 문헌에 나오는 키워드를 활용하여 주류성 위치를 추정하며, 군사학적 소견은 물론 건축학, 생리학적 지식 등을 원용하는 접근방법은 오늘날 빅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방식을 원용한 것으로 앞으로 학계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설명 하였다.
이어 ‘백제부흥군의 군사력과 병력구성’이라는 주제발표에 나선 육군사관학교 이상훈 교수는 백제부흥군의 실체는 나당연합군 침공 당시 금강이북으로 투입되었던 옛 백제군으로, 효율적인 지휘체제를 갖추고 다양한 공성장비와 정예기병 등을 보유한 약 4만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일본 교토부립대학의 이노우에 나오키(井上直樹) 교수는 ‘일본 백촌강(白村江)전투 연구의 현상과 과제’라는 발표에서 일본은 백제부흥전쟁과 백촌강 전투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과거에는 일본 입장에서만 백촌강 전투를 파악하였으나 최근에는 신라·당(唐) 등 타국의 입장에서 연구가 시도되고 있어 차후 성과가 기대된다고 하였다. 청운대학교의 최인호 교수는 ‘홍주주류성의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전략’이라는 발표에서 홍주주류성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죽음·고통 등에서 역사적인 교훈을 얻는 관광활동인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개념을 설명한 뒤 갖가지 예를 들며 지속가능한 홍주주류성 관광개발 전략을 제시하였다.
끝으로 전 순천향대학교 이순신연구소 장학근 소장 주재로 열린 종합토론은 주제발표보다도 더 열띤 토의로 진행되었다. 토론자로는 계명대학교 윤진석 교수, 충북대학교의 이정빈 교수, 성균관대학교 정동준 교수, 홍주향토문화연구원의 안병주 회장 등이 예리한 질문과 토론을 이어갔다. 한편 방청석에서 발언권을 얻은 임창순 전 보령문화원장은 백강구(백촌강) 전투는 동북아 국제전쟁의 원점으로서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이 매우 크며, 그 위치는 웅천(熊川) 혹은 대천(大川)으로 보령일 가능성이 높다며 백촌강 보령설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들을 모두 지켜본 한 참석자는 그동안 홍주주류성 고증을 위한 세미나가 여러 번 있었지만 금번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함으로서 홍주주류성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홍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홍주가 백제부흥전쟁의 중심지였음이 자랑스럽다고 하였다.
세미나를 마치면서, 홍주와 내포의 중심인 충남도청에서 개최되어서 그런지 홍주주류성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11월은 백제부흥전쟁이 종결되는 663년 11월과 연결되어 그 의미를 더해주는 듯하였다. 그리고 충남도의 관심과 지원은 백제부흥전쟁의 주요 전투가 당진·예산·홍성·보령·청양·서천·부여 등 충남 전 지역에서 벌어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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