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7일 대전 대덕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탄 주민들은 하나같이 손소독제를 눌러 연신 손을 비볐다.
이 아파트는 얼마전부터 승강기에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승강기에 오른 이들의 행태도 달라졌다.
대부분 주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승강기를 타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그러면 십중팔구 뒤로 한 발짝 물러나면서 얼굴을 돌린다.
마스크 위 양 미간도 약간 이그러진다. “왜,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는 거야”라는 속내가 읽힌다.
층수를 손으로 누르는 이도 드물다. 휴대폰, 라이터 등 들고 있던 물건들로 ‘꾹’이다.
수많은 사람의 손이 탄 버튼을 누르기 싫어서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세태댜.
택배를 받는 풍경도 달라졌다. 택배원이 “택배요”하고 벨을 누르면 거의 문을 열지 않고 “놓고 가세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수초 후 문을 열어 물건을 집으로 들인 다음 화장실로 가 손을 깨끗이 씻는다는 게 최모(33)씨의 설명이다.
음식 배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음식물을 택배처럼 밖에 놓고 가라는 말을 하기에는 사정이 만만찮다. 그래서 주민들은 문을 열어 주지만, 될 수 있으면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음식 내려놓는 것을 한두발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다 “얼마예요” 하고 카드를 내민다는 것. 물론 음식배달원은 하나같이 마스크로 중무장했다. 그래도 영 꺼림칙하다는 얘기다.
이전 같으면 놀이터에 아이들 조잘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날씨라도 좀 풀리는 주말이면 더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용하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1~2주가 고비라는 코로나19 때문에 평소 고마운 줄 몰랐던 일상이 그립다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그래도 대부분 주민들은 모두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는 꼭 착용하고 다닌다.
주민 이모(52) 씨는 "코로나19에 내가 감염되는 게 무서운 것 보다, 본인이 걸리면 많은 이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반드시 마스크를 챙긴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주민들 안전을 위해 승강기에 손소속제를 놓고 수시로 방역을 하고 있다"면서 "방송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꾸준히 홍보하는 등 주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