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인식되던 원도심 동구, 중구, 대덕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미래통합당 현역의원들을 제치고 당선됐기 때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5개구 자치단체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한 전례를 그대로 밟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이 작용했지만 세 곳 단체장들의 무리없는 시정도 표심에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전 7개 선거구 전승 분위기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감지됐다.
통합당 대전시당이 남발한 성명서를 보면 그렇다. 시당은 막판 황운하, 박영순 후보 등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했다. 불리한 판세를 인식한 것으로 읽힌다.
반면 민주당 대전시당은 상대적으로 이같은 공격에 맞대응을 자제하며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기자브리핑도 통합당은 기자들을 집합시켰고 민주당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보도자료만 내는 상반된 모습을 연출했다.
후보들의 선거운동에서도 민주당 원도심 3인방의 움직임은 절실했다. 동선 반경도 폭넓었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통합당 의원들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홍영표 의원 보좌관 출신인 30대 동구 장철민 후보는 재선의 통합당 이장우 의원을 누르는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전국에서 경선을 통과한 유일한 후보라며 동구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그의 패기가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저격수로 불리는 중구 황운하 후보는 공무원 신분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이은권 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 등 집중 포화를 버텨내고 꿋꿋이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줄곧 검찰 개혁 등을 주장한 그의 소신에 구민들이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대덕구 박영순 후보는 정용기 의원에게 5번만에 승리를 거둬 설욕에 성공했다. 구청장 선거 2번, 국회의원 선거 2번 등 총 4번의 패배를 딛고 재기한 것이다. 박 후보는 뚜벅이 유세로 대변할 정도로 대덕구 전 지역을 훑었다. 이번에 패하면 사실상 정계 은퇴라는 배수진을 친 절체절명의 선거운동이었다.
이같이 원도심 3인방의 선전 덕분에 민주당은 7석 모두를 석권했다.
대전시장, 5개 구청장, 7개 선거구 국회의원 등이 모두 민주당 일색이 됐다. 효율적인 대전 시정 운영이 기대되지만 견제세력이 없어 ‘일방적인 정책’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