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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치레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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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6.12 17:52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6월 한 달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한 달 동안 우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그 뜻을 기리는 기간이다. 때문에 호국보훈이라는 단어 앞에는 한없이 숙연해지고 엄숙해야 한다. 호국(護國)이란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요, 보훈(報勳)이란 ‘그 공로에 보답한다’라는 말이다.

이것을 실천하고 지키는 것은 이 땅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하여 어떤 비판이나 이설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 정서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이맘때만 되면 가슴에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리본을 달고 다녔다.

또 붉은 글씨로쓴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이라든지 이승복어린이가 외쳤다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웅변 원고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불끈 움켜잡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힘차게 외워 내리며 울부짖던 초등학교 시절의 웅변대회도 떠 오른다.

우리들 세대는 이런 반공교육을 받아가며 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저녁 무렵에는 어김없이 학교와 관공서 등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왔고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던 태극기는 흰 장갑을 낀 멋진 손동작에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졌다. 이럴때면 하던 일도 잠시 멈추고 가슴에 손을 올려 마음속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대뇌이곤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시절이 추억속으로 사라졌고 이제는 조국을 위해 순국하신 분들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로 바꿔졌다. 때문에 6월 한 달만이라도 우리 모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뜻을 올바로 새기고 있는지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올 6월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해 46명의 장병이 안타까운 희생을 당했기 때문이다. 연평도 폭격사건도 그렇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고 희생 장병과 피해 가족들의 상처는 너무도 깊고 크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지금의 이 침통한 마음은 북한에 대한 울분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과거를 잊고 느슨해져버린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책 때문이기도 하다. 북한은 과거 60년간 한치의 변화도 없었는데 우리만 휴전(休戰)상태라고 망각했던 것은 아닌가하는 회한이 든다.

이제 우리는 북한이 진정으로 전쟁의 종식과 민족의 평화통일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달라질 마음이 전혀 없다면 지금까지와 같이 ‘밑 빠진 독에 물 붙기가’될 수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한 준비와는 별도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대응을 해야한다. 그래야 다시는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폭격과 같은 또 6·25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도 해마다 이 맘 때면 각종 보훈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보훈의식 캠페인을 펴 국민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국민에 널리 호국 보훈에 대한 문화를 확산하는 데는 아직도 미흡하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친 순국영령과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예우도 크게 성장한 경제력에 비해 아쉬운 형편인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국가 보훈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국민과 유가족을 위한 정신적 예우와 물질적 보상을 통해 영예로운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50년 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적은 80달러 수준였으나 이제는 2만 달러를 넘어 경제대국의 대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우리는 국제사회의 도움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 변했다. 따라서 선진국들 처럼 국가유공자를 국민적 영웅으로 기리며 최선의 예우와 지원을 다해야 한다.

마땅히 국가 존립을 위해 헌신한 이들과 그 유가족을 돌보는 것은 곧 나라의 정체성과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은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공적과 정신을 국민적 애국심으로 승화시키는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합당한 보훈정책은 군인들에게는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강화시켜주며 유가족들에게는 오랜 한을 풀어주는 값진 일이다. 이는 국민 모두가 기꺼이 짊어지고 수행해야 할 과업인 줄 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시 한번 호국 보훈의 뜻을 가슴속에 깊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민통합과 단결이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

임 명 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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