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식은 말기 신부전증 환자에서 시행하는 치료 방법으로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시행된 신장 이식 가운데 약 62%(1만5000여건)는 생체 신장 공여로 대부분 가족 간 공여로 이뤄졌다.
이식 수혜자의 정신건강 상태는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이식 실패나 사망의 위험을 2배가량 높인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이식 환자의 약 20%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해온 만성 스트레스, 이식 공여자에 대한 미안함, 수술 결과에 대한 걱정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약 10여 년간 생체 신장 이식이 시행된 공여자-수혜자의 심리검사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분석결과 수혜자가 공여자보다 다면적 인성 검사에서 건강염려, 우울, 히스테리 등 세부 항목에서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 척도의 점수는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심리적 연관성 분석 결과 공여자와 수혜자 사이에서 불안, 우울이 밀접하게 연관된 것을 확인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혈연과 비 혈연 가족 간의 장기 기증 심리적 관계도 추가 분석을 시행했다.
공여자-수혜자와의 심리적 특성과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치료 및 예후 관리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철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 기증을 결정하는 단계부터 가족 간 공여자-수혜자의 심리적 작용이 시작되며 심리적 작용이 치료 과정에서 서로에게 다양한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며 “투병 생활과 이식 후 경과에 대한 우울,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나 이식 결정을 하게 된 가족에 대한 통합적인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실제 임상에서 신장 이식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만큼 수혜자와 공여자에 대한 정신건강 관리, 심리적 특성과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