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사진)가 충남 논산의 수해 현장을 둘러보고 재난상황을 보고 받았다. 하지만 이날의 방문을 두고 현장에서는 ‘민심을 챙기기 보다는 실적쌓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농민들과의 대화보다는 한나라당 당원과 공무원들과의 대화가 더 많았던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이날 홍 대표가 방문한 충남 논산시 성동면 개척리의 한 수박재배 농가 비닐하우스에는 논산과 대전뿐만 아니라 서울의 기자들이 대거 방문했고, 수십 명의 한나라당 소속의 자원봉사자들과 충남도청, 논산시 관계자들로 가득 차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좁은 비닐하우스에서의 상황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홍대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황명선 논산시장으로부터 재난 상황을 보고받고 비닐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이후 홍 대표는 사람들을 이끌고 20여분을 걸어 이번 재해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문공사현장과 농어촌공사 배수시설을 둘러봤다.
그는 “안 쪽에 고인 물이 문제”라며, “제 지역구인 동대문에도 배수 펌프 시설을 많이 설치하자 상습적인 침수 현상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의 편을 드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농민들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황명선 논산시장이 배수장에서 “이 지역은 4대강 인근인데 강을 파내다 보니까 장점도 있지만 유속이 빨라졌다. 4대강 사업으로 논산지역의 피해가 더 컸다”고 지적하자, 홍 대표는 “4대강 사업을 했으니까 다른 곳은 피해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것.
이에 지역 주민들은 홍 대표를 붙잡고 복구 지원을 하소연했다.
개척리 이장은 “대표직을 걸고 배수장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교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홍대표는 “나 혼자 결정권자가 아니기에 약속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기획재정부와 의논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홍준표 대표의 발언에 수해지역 방문이 생색내기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