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전 세계로 부는 ‘한류’

발상의 전환을 시작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1.07.31 19:32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얼마 전 한국 가수들의 성공적인 유럽공연이 큰 이슈가 됐다.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매체들은 ‘한류가 유럽에서도 통했다’라는 말로 기사를 전했음은 물론이고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유럽의 언론들 역시 이 일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한류’라는 이름은 1996년 TV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되면서 중국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국 대중문화의 열기를 표현하기 위해 중국 언론이 붙인 용어로 지금은 타이완·홍콩·베트남·타이·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한류’의 시작은 드라마·가요·영화 등 한국의 대중문화가 선도했지만 지금은 김치·고추장·라면·가전제품 등 한국 관련 제품의 이상적인 선호현상까지 나타났으며 그 열기가 동남아시아를 거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처음 한국의 대중문화로 시작된 ‘한류’는 시간이 지나면서 ‘한류는 곧 끝이다’, ‘이제 더는 보여 줄 것이 업는 한류’라는 쓴 소리를 면할 수 없었다. 한때 그토록 뜨거운 찬사를 보내던 곳에서 받은 냉담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여러 대중문화 평론가들조차 그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그러나 지금도 대부분은 한국의 대중문화로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다. 다만 예전에는 한국의 고궁이나 문화유적, 전통음식과 춤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한국의 문화·예술·여행지·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시범 운영해온 한식 블로그를 개편해 ‘젊고 신선한 현재의 한국’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와 ‘정부 사이트는 외국인에게 정형화된 이야기만 전달한다는 한계를 극복 하겠다’는 다짐으로 공식 개설한 ‘THE KOREA BLOG’(http://blog.korea.net)만 봐도 알 수 있다.

영문으로 돼 있는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에게 소소한 한국의 일상을 전해준다. 예를 들어 ‘An introduction to Korea street Food’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떡볶이, 순대, 닭 꼬치, 어묵, 붕어빵 등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을 사진과 함께 가격까지 제공한다.

또 다른 게시물은 ‘Go Stop: A Korean card game'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고스톱을 하는 방법들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고스톱에는 쌍피가 있고, 몇 장을 갖고 시작해야 하는지, 청단과 홍단·고도리가 몇 점인지 점수 계산법도 설명해 준다.

이외에도 재미교포 수잔 강의 개인홈페이지에서 시작돼 지금은 한국의 한 동영상 검색 전문기업이 인수한 유럽권 최대 한류사이트 ‘숨피’(www.soompi.com)에서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처음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수잔 강은 한국의 스타는 물론 각종 뉴스를 영어로 번역해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2000년대 들어 한류 붐이 불면서 그의 홈페이지를 찾는 이용자도 급증했고 방문객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간다.

우리의 눈길을 끄는 사실은 이 사이트의 이용자는 교포가 아닌 외국인이라는 점이며, 그러한 사실은 그만큼 한국문화 정보에 목말라 하는 영어권 팬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기업이 인수 후 ‘숨피’는 200만명이 방문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한 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는 집약체로 설명되는 문학에도 ‘한류’가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미국에 정식으로 출간된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영문판 아마존닷컴 상반기 결산에서 ‘편집자가 뽑은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았다.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는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역시 중국·일본·대만·이탈리아 등 4개국에 수출된다. 그동안 영화·드라마·음악이 주를 이루던 ‘한류’에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시작은 반갑기만 하다.

물론 우리 문학이 번역을 통하면 작품에 담긴 한국정서의 감소 혹은 변질, 번역가의 열악한 처우 및 시스템의 미숙함 등 풀어야 할 문제는 많지만 그저 해외에 우리 문학을 알리는 수준에 그쳤던 예전과 달리 우리문학 자체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높게 살 만 하다는 평이다.

새로운 ‘한류’의 모습을 관찰할 때 마다 그동안 한국이 세계적으로 올라간 국가 위상에 비해 한국문화에 대한 소개나 문화콘텐츠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프랑스는 패션, 일본은 섬세함, 독일은 고품질 등 경제 강국들이 모두 강력한 문화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현재 세계에 부는 다채로운 ‘한류’는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박할 수는 없다. 다만 한때 거센 ‘한류’뒤에 ‘곧 끝나버릴 한류’라는 말을 들었던 시간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세계 속에 한국문화가 확고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한국적 문화상품이 체계적이고 분명한 정체성을 찾아야 할 때이다.

/김송희기자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