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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띠 해 공주시 첫 우시장... 추억을 찾다

매주 수요일 큰소, 매월 5일 19일은 송아지 경매, 공주 한우 육질 뛰어나 백화점 등에서 인기↑
100여년 전통의 공주 우시장 ‘쇠전’, 장구한 세월 거쳐 이제는 첨단 경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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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1.07 14:35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새해 첫 경매가 열리고 있는 공주시 우시장 모습.(사진=정영순 기자)
새해 첫 경매가 열리고 있는 공주시 우시장 모습.(사진=정영순 기자)

[충청신문=공주] 정영순 기자 = 소띠 해 신축년 1월 6일 오전 6시 30분 큰 소 첫 시장이 열린 공주세종축협경매장(이하 공주 우시장)을 찾아봤다.

트럭에 실려 새벽 추위를 헤치고 온 소들의 요란한 울음과 발굽 소리가 자동차 엔진소리와 뒤섞여 정적을 깬다.

경매장에 도착한 소는 자리 배정부터 받는다.

60개월령을 전후해 어린 나이순으로 온라인을 통해 전날 미리 결정된 자리다.

소들은 계근대에서 체중을 측정해야 하는데 600kg~700kg 안팎의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녀석이 이리저리 날뛰거나 죽을힘을 다해 버티는 경우가 적잖다.

뒷발질에 채일 수도 있어 직원들이 진땀을 뺀다.

경매 시작 전, 소를 데리고 온 농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쇠전 통신’도 활발하다.

‘팩트’와 ‘카더라’를 넘나드는 다양한 대화가 오간다.

“오늘 소 값 워떡겄어?” 등 현실론부터 “이노무 코로나는 언제 죽는다는겨?” 같은 하소연까지...

수입 소고기 불만과 비싼 사료 값 불만 뒤에는 어김없이 나라님 얘기와 정치도 불려 나온다.

추위 속에 내뿜는 하얀 입김과 담배연기가 거침없이 쏟아지는 자유토론의 후끈한 열기를 부추긴다.

경매장 소는 도축용이 8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새끼를 낳는 어미 소다.

경매는 비거세 황소부터 시작한 뒤 고기소와 임신한 암소로 분류해 시작한다.

가격사정위원들이 표준 값을 매겨 불러주면 응찰자들이 희망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리당 2~3분 안팎이면 끝난다.

소는 우람한 등판에 살이 튼실하고 육덕 지며 체형이 우뚝 서 곧으면 높게 쳐준다.

혈통이력 추적 결과 부모 소의 등급이 좋으면 가격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과학화 된 경매 방식이 ‘쇠전’과는 다른 풍경인데 소의 등급에도 금수저와 흙수저가 있는 셈이다.

이날 최고가는 1kg당 1만 3440원이 나와 1두에 1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받았다.

하루에 거래되는 큰 소는 평균 200두 안팎... 반면 송아지는 500두 정도가 몰려들어 우시장이 항상 꽉 찬다.

공주 우시장은 지난 1937년 2월 산성동 182번지 일대에 시장이 설립되면서 각지의 소들이 이곳으로 집중되기 시작한 게 ‘공식적인 효시’이다.

하지만 여러 기록에는 그 이전부터 탄천, 계룡, 유구, 정안 등에서도 자생적인 ‘쇠전’이 형성돼 소를 사고팔았던 사실이 등장한다.

따라서 공주 우시장은 사실상 10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축협 관계자는 “현재 경매장에는 충남도내 뿐 아니라 충북 등 전국의 소가 몰려오는데, 육질이 뛰어난 공주 소는 등급이 잘 나오기 때문에 백화점은 물론 대형 마트나 식당 등에서 믿고 찾는다”며 “오래전부터 한우 품종개량과 사양관리를 잘해온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왁자지껄 북적였던 우시장도 대개 1시간이면 끝난다.

과거에는 쇠전이 서면 장꾼들이 으레 모이는 곳이 있었다.

뜨끈한 장국밥에다 걸죽한 막걸리 한사발로 주린 배를 달래주던 소머리국밥, 선지해장국집이 그들의 사랑방이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모두 옛 일이 됐다.

도축장으로 가는 소들의 긴 울음소리가 그 시절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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