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고] 벌채에서 탄소중립, 산림자원의 순환

이용성 산림조합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1.05.26 15:4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용성 산림조합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
이용성 산림조합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
정부는 지난 50여년간 산림녹화를 우선과제로 삼고 벌채를 엄격히 제한해 왔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산림을 복원하기 위함이었고, 그 결과 현재 한국 국토의 60% 이상인 630만ha가 울창한 산림이다. 국내 산림의 70% 정도는 소유자가 있는 사유림인데 이러한 성과를 이룬 건 한편으로 벌채에 대한 규제가 얼마나 강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산림녹화가 이뤄지는 동안 나무를 벌채해 목재로 가공·활용하는 임산업은 지속적으로 위축돼왔다. 국내 목재 수요량의 85% 정도를 외국에서 수입한 목재로 충당하고 있다. 목재 수요가 분명히 있고 산림자원도 풍부한데 국산목재 자급률이 낮다는 건 제도적·구조적으로 국산 목재의 수확과 활용이 제한된다는 걸 반증한다.

이에 국회와 국민들 사이에서도 벌채 확대를 통해 국산 목재를 더 많이 수확하고 활용을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해 터져나왔다. 실질적으로 산을 관리하는 산주와 임업인들이 임산업의 위축으로 겪는 어려움에 공감해서다. 그들이 일부 지나친 규제로 인해 산림의 가치를 실현할 권리가 있음에도 벌채 행위를 제한받는 동안, 국산 목재는 수입 목재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잃어 수십년 가꿔온 나무를 높은 인건비를 들여 벌채할 이유를 잃게 된 지 오래다.

이 가운데 벌채는 최근 다시 한번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을 높여 탄소배출량 저감에 기여하겠다는 산림청의 계획에 벌채 계획이 포함됐고, 이에 대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은 목재수확을 위해 조성된 경제림내에서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오래된 나무를 30년간 적절히 베어내고 탄소흡수 능력이 높은 어린 나무를 다시 심는다는 계획이다.

벌채 계획은 산림녹화를 이룬 후 풍부해진 산림자원을 활용해야 된다는 산주 및 임업인 등 각계각층의 요구와 산림 구조·정책 패러다임 변화에 기반한 것이다. 벌채에 대한 과도한 불신과 비난보다 어떻게 벌채를 친환경적으로 추진해 자연 보호와 자원 활용의 균형을 맞출지 방법을 찾을 때, 벌채는 숲의 끝이 아니라 탄소중립과 순환 임업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