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홍성 결성에 첫 판소리 명창 최선달 생가 복원 조용한 울림

판소리 중고제 탄생 필연... ‘결성8경’과 시너지 기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21.06.14 18:15
  • 기자명 By. 홍석원 기자
국내 최초의 판소리 명창으로 일컬어지는 최선달의 충남 홍성군 결성면 생가지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이 그늘막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사진=홍석원 기자)
국내 최초의 판소리 명창으로 일컬어지는 최선달의 충남 홍성군 결성면 생가지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이 그늘막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사진=홍석원 기자)

[충청신문=내포] 홍석원 기자 = 대전·충남지역 문화예술인과 홍성군 결성면 주민을 중심으로 판소리 최초의 명창 최선달(崔先達, 1726~1805)의 생가 복원을 위한 조용한 움직임이 일고있다.

얼마전 최선달 명창의 충남 홍성군 결성면 옛 집터에서 판소리 문화와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국악인과 교수, 후손, 면 관계자의 모임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최 명창의 소리와 맥을 되짚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동시에 결성과 관련된 자취와 흔적이 드러나야 한다"며 생가 복원 추진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결성은 최선달 명창이 태어나고 마지막까지 소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곳이다.

최선달은 초기 판소리 명창으로, 본명은 최예운(崔禮雲)이다. 지난 1993년 청주에서 열린 제34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후손인 최양섭 씨가 홍성 결성 농요 메김소리 연창자로 출전하면서 최선달이 홍성의 최예운임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명창 최선달의 생가 복원을 바라는 문화예술인과 후손, 지역주민들이 함께 생가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홍석원 기자)
명창 최선달의 생가 복원을 바라는 문화예술인과 후손, 지역주민들이 함께 생가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홍석원 기자)

최혜진 목원대 교양학부 교수는 “최선달은 광대의 효시에 해당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소리하면 ‘결성의 최선달’을 언급할 정도로 전국적인 팬덤을 형성 했었다” 면서 “과거 역대 명창들을 일일이 호명하는 소리풀이를 할 때도 최선달을 꼽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충청도 산골에 있지만 소리 하나 만큼은 최고로 꼽아 이 소리를 배우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꾼들이 찾아들었다고 하니 내포지방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판소리 유파 '중고제'가 탄생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직계후손 최재신 선생(충남무형문화재 20호, 결성농요 예능보유자)은 “최선달이 명창으로 이름을 날리자 전국에서 소리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이 집에 몰려들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면서 “인근에 있는 누에산으로 피신을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처럼 우렁찬 소리로 어마무시(?)한 인기를 끌었던 최선달이 하루는 농사를 짓다말고 한양으로 불려가 어전에서 노래를 불렀다. 임금이 그 소리에 얼마나 반했던지 덜컥 벼슬을 하사했다. 그 후로도 임금으로부터 벼슬을 하사받는 예인은 판소리가 유일했다고 전해진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골목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자 10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최선달의 생가 터가 나타났다. 축대 위에 덩그라니 솟은 생가터에 올라서니 한 때 배가 드나들던 나룻터가 바라다보였고 인가가 올망졸망 터를 잡고 한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주변을 지나던 어르신들에 따르면 최선달은 80~90가구 정도가 살던 이 마을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부잣집이었지만 어느 순간 최선달의 집이 흔적도 없이 허물어 없어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 터에 하루빨리 생가 복원이 이루어져 판소리 수궁가의 발상지 태안 별주부마을처럼 브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중고제가 충청문화의 브랜드화 했지만 판소리의 ‘시조’격인 최선달의 마을에는 생가터만 덩그러히 남아있고 기념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아쉬움이 크다”며 “전통예술에 대한 원류를 복원해 충청도인의 개척정신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결성농요 전수자와 이수자들이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틈을 내 연습에 나서고 있다. (사진=홍석원 기자)
결성농요 전수자와 이수자들이 방문객들을 위해 틈을 내 실연에 나서고 있다. (사진=홍석원 기자)

최 명창을 배출한 결성지역은 결성농요에서 보듯 목소리가 우렁차고 지루하지 않아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결성농요는 판소리가 나올 정도로 질적으로 우수하고 목청 자체가 다른 지방하고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다. 또 충청도 어법에 충실한데다 양반사회 음악들이 가미되다 보니 격조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황선돈 결정면장은 “지금은 인구 2080명의 자그마한 시골이지만 홍성이란 지명이 홍주와 결성이 합쳐져 만들어질 정도로 한 때는 인구 10만이 넘고, 배가 오가면서 돈이 넘쳐났던 곳”이라면서 “유서 깊은 결성에 최선달의 생가가 복원된다면 만해 한용운 선생의 유적지 등 ‘결성8경’과 함께 또 하나의 문화유산이 생겨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가 풍부한 관광지로의 도약도 꿈 꿀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성 충남도문화체육부지사도 “우리 지역에 이런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향후 미래세대에 우리의 전통예술을 일깨우고 전승할 수 있는 장소로 충분히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