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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전화비만 200억 낭비

제주도 공무원 막판 투표 독려로 하루 500여통씩 투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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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10.03 19:40
  • 기자명 By. 유진희 기자

-공무원 1인당 9만표 이상 투표로 만들어 낸 선정 가치 있나

속보>주최재단의 공신력과 역사적 가치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뉴 세븐 원더스 재단(New 7 Wonders Foundation)의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온 나라가 매달리면서 이미 전화비로만 20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과연 이만큼의 가치가 있는 투표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본보 7월 26, 27일 1면 단독보도)

오는 11월 11일 투표를 마감하는 이 선정에 1억표 이상의 전화 투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도와 범국민 추진위는 한 통화에 부가세 포함 198원이 드는 이 투표를 공무원과 각 기업 등에 할당해 강제로 투표하게 하면서 얼마 전 목표치인 1억건을 넘겼다. 지금도 계속 투표를 종용해 1억 2천만 건 정도의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럴 경우 전화비로만 200억원 이상을 쓰게 되고 있는데다가, 각종 홍보와 사무실 임대 등으로 100억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공무원들은 처음 하루 300통의 투표가 할당량이었으나 투표종료를 50여일 앞둔 현재는 400통 이상을 목표로 전화를 해 500통 이상의 투표자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약 10개월간 매일 300통씩만 투표를 해도 제주도 공무원 1인당 9만표 이상의 투표를 했다는 뜻인데, 이런 식의 투표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도 들고 있다.

특히 이렇게 전 공무원이 투표에 매달리면서 민원인들이 공무원과의 통화가 힘들어 진 곳도 속출하고 있어 도민의 실생활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또, 전화비의 대부분이 뉴세븐원더스로 들어가게 되면서 민간단체의 배만 불리우는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원회 등이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이벤트를 주관하는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이 7대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해 유엔과 공식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 않음은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의 ‘제주 투어’때 본인의 입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또한 재단은 버나드 웨버가 설립한 영리 자회사 뉴오픈 월드코퍼레이션(NOWC)이 벌어들이는 전화투표 수익금과 방송수익금 등으로 운영되는 사실상의 영리재단임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후보 선정도 이른바 ‘돈이 될 만한’ 곳을 선정해 온 점도 드러났다. 261곳에서 77곳, 28곳으로 최종 후보지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불가리아 벨로그라칙을 비롯해 세르비아 악마의 동굴, 홍콩 망부석, 페루의 콜카 협곡 등 투표순위 1~4위 지역이 모두 탈락하고 하위권이었던 제주도와 미국 그랜드캐니언 등이 선정된 것도 공정성에 대한 의문과 돈을 쫓는 단체의 허상을 보여준다.

투표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중복투표로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이번 투표는 투표마감일인 11월 11일에 결과 발표가 나는 것이 아니라 몇주 후 나온다. 모든 집계까지 시간이 걸리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거기에 1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는 물론 총 투표 수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니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

이런 의구심에 더불어 얼마 전 몰디브 정부가 스폰서십 35만달러와 월드투어행사 50만달러 등 85만달러를 내라는 ‘N7W’재단의 과도한 요구와 불투명한 투표과정 등을 이유로 투표 불참을 선언했고, 인도네시아 문화관광부도 재단이 7대 자연경관 선정식 주최 명목으로 라이센스 비용 1000만달러와 장소·행사비 3500만달러 등 4500만달러를 요구해 거절하자 후보지인 코모도섬을 탈락시키겠다는 협박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선정에서 빠지기도 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인기투표’를 위해 정부가 직접나서 전 국민과 공무원들을 투표기계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냉철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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