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에서 언어가 다른 외국인들의 동선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26일까지 나흘간 도내에서 발생한 확진자 235명 가운데 48.5%(114명)가 외국인이다.
도내 육가공업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외국인 전수조사가 이뤄졌던 지난 3월보다 외국인 비중이 크다. 당시 한 달간 446명의 확진자 중 30.9%(138명)가 외국인이었다.
진단검사 후 일터로 복귀하라는 고용주 지시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제히 검사받으면서 감염이 확인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확진 외국인들의 국적을 보면 카자흐스탄이 절반가량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태국, 러시아, 몽골 등의 순이다.
확진자 수가 적기는 하지만 이집트, 네팔, 미얀마, 알제리 국적의 외국인들도 있다.
국적이 다양하다 보니 역학조사원들은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역학조사의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통역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도 받고 있다.
통역 지원이 안 될 때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활용한다.
역학조사 때 통역이 중간에 끼다 보니 조사·답변 내용 전달에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내국인의 경우 하루 이틀이면 동선 파악이 끝나는데 외국인 조사 땐 1주일가량 걸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국적의 외국인들이 추석 연휴 때인 지난 19일 세종시에서 축구 모임을 한 것이 닷새 뒤인 24일 진천지역 집단감염 역학조사 때 드러나기도 했다.
첫 확진자가 지난 21일 충남 공주에서 확진됐지만 언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감염 매체가 된 축구 모임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외국인들이 자신의 동선에 대해 “모른다”는 말로 일관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도 관계자는 “외국인 확진자 조사 때마다 느끼는 어려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