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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공장이 문화공간으로…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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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10.05 18:13
  • 기자명 By. 노승일 기자

 

 

-21일 옛 청주연초제조창서 개막

-65개국 3천여작가 참여… 국내 미술전시 중 가장 큰 규모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공장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변신의 주인공은 충북 청주시 내덕동에 있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1946년 설립 후 2천여명의 근로자가 연간 100억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일본 등 17개국으로 수출하였던 곳이다. 그러나 기계화와 산업화의 새로운 변화에 따라 2004년에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흉물로 방치됐었다.

바로 이곳에서 오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40일간 ‘유용지물(有用之物)’을 주제로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낡고 오래된 건물, 버려지고 방치된 공장에서 열리는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이자 국내 미술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행사다.

옛 청주연조제조창은 3만5천여평 규모의 부지에 건물 면적만 해도 4만여평에 달한다. 생산공장동, 원료창고동, 자재창고동 등 낡고 오래된, 거칠고 야성적인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서 세계 65개국의 공예 및 디자인 작가 3200여명이 참여해 본전시 <오늘의 공예>, 특별전시 <의자, 걷다>, 초대국가 핀란드, 국제공예공모전, 국제공예디자인페어, 공예워크숍 및 공예체험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전개된다. 공예품만 전시하던 기존과 달리 과학, 생활, 디자인, 공예 등이 복합적으로 담긴 통섭의 개념이 펼쳐진다.

특히 오랫동안 방치된 공장건물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국내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되는 것은 물론이고 거칠고 야성적인 콘크리트 건물이 섬세하고 미려한 공예 및 디자인작품과의 조화를 통해 엿볼 수 있는 문화적 충격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청주시와 조직위원회는 담배공장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한눈에 볼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건물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공예비엔날레 전개키로 했다.

-윌리엄모리스, 피카소 등 미술거장을 만나다… 전시

<오늘의 공예>를 주제로 한 본전시는 세계 공예 및 디자인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성장하고 유기적 생명체처럼 움직여 온 공예의 참다운 가치를 근대작가의 작품과 현대작가의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특히 전통공예와 현대공예, 수공예와 산업공예의 기로에서 새로운 미술공예운동을 전개한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의 스테인드글라스, 벽지, 타일, 의자, 스탠드 등 60점이 한국 최초로 선보인다. 또 100억원이 넘는 스테인글라스 설치물, 아르망이 디자인한 하얀색 식기세트, 데미안 허스트가 만든 목걸이, 신디 셔먼의 분홍색 식기세트, 장 콕토가 제작한 반지, 미술 거장 피카소가 디자인한 카펫 등 800여점을 선보인다. 본전시는 전통공예, 격조있는 공예, 정체성을 담은 공예, 순수예술 공예, 자연주의 공예 등 5개의 섹션으로 운영된다.

<의자, 걷다>라는 주제의 특별전은 근대의 의자와 현대의 의자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코너다. 인간의 삶에 필수품으로 사용되면서 실용성과 아름다움, 그리고 공학과 구조, 과학과 의학, 권력과 문화 등의 다양한 장르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의자의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145명의 작가가 433점의 의자를 출품했다.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가구디자이너인 알바 알토, 근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꼬르뷔제, 달리의 의자 등이 선보인다.

초대국가 핀란드는 <핀란드 공예와 디자인>을 주제로 도자 가구 금속 섬유 유리 등 다양한 공예 및 디자인 전문가 158명이 참여, 860점을 선보인다. 환경디자인을 실천하고 공예적인 삶을 향유하는 핀란드만의 문화적 가치와 속살을 만나게 되며 핀란드 전통 공연팀이 참여하는 핀란드데이(10월 1일)도 운영된다.

국제공예공모전은 참신하고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젊은 공예인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입문하는 제도로 모두 795명이 1028점을 출품했다. 1, 2차 심사를 통해 대상에 전상우(국민대 졸)씨의 ‘백자, 구조를 말하다’ 등 172명의 작품 193점이 선정돼 비엔날레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예품을 소장하고 싶다면 국제공예디자인페어를 주목해야 한다. 국내외 100개 공방과 기업에서 모두 5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전시와 판매가 진행된다. 도자 목칠 금속 섬유 유리 한지 규방 가구 등 각종 공예품과 산업디자인 제품을 소개한다. 기업부스, 대학부스, 무형문화재부스, 기획부스 등으로 전개된다.

이와함께 세계 공예 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도 전개됐다. 9월 23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늘날 미술관에서 공예와 디자인의 존재와 의미’라는 주제로 Craft summit 2011이 펼쳐지며, 24일에는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세미나실에서 ‘공예의 정체성과 미래’라는 주제의 국제학술회의가 전개됐다.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비엔날레 행사·연계프로그램

올 가을 청주와 청원지역이 거대한 문화의 숲으로 탈바꿈한다. 박물관미술관 네트워크전을 비롯해 녹색공예디자인프로젝트, 시민도슨트, 시민홈스테이, 연초제조창 65년 스토리텔링전, 공예워크숍 및 공예체험, 공연이벤트 등 시민참여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박물관미술관 네트워크전은 ‘청풍명월, 물결치다’라는 테마로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운보미술관의 <운보와 우향 40년만의 나들이전>을 비롯해 쉐마미술관 <한지+화지 한·일 현대미술전>, 한국공예관 <국제종이예술 특별전>, 백제유물전시관 <옛길을 지킨 천년의 성터>, 신미술관 <에프터 임펙트>, 진천공예마을갤러리 <손으로 만나는 세상전>, 미술창작스튜디오 <한일규방공예교류전>, 공군사관학교 박물관 <비상! 날아오름을 담다>, 대청호미술관 <충북의 현대공예작가전_實用·創意·美>, 청주옹기박물관 <한국의 연가전> 등이 전개된다.

녹색공예디자인프로젝트는 비엔날레 행사가 열리는 안덕벌 일원을 문화의 거리로 바꾸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2007년과 2009년에 제작 설치했던 공공미술품 17점을 안덕벌 일원에 재배치하고, 일본과 이탈리아의 조각가와 지역작가 등이 참여하는 스트리트퍼니처 사업을 통해 6개의 작품을 설치했다. 또 폐품을 활용해 새로운 생활공예품으로 만드는 재활용공예교실은 지난 5월부터 21개 강좌에 250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이 만든 작품은 비엔날레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으며 폐자재를 활용한 어린이도서관도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지난 8월 1일부터 6일까지 열린 국제건축디자인캠프의 결과물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65년의 청주연초제조창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관도 운영된다. ‘청주연초제조창, 불꽃피다’라는 주제의 스토리텔링관은 담배의 수확 및 건조 과정, 제조 및 생산과정, 근로자들의 풍경, 한국의 담배 역사와 세계의 담배 역사 등을 각종 자료와 사진, 그림, 영상물, 작품 등을 통해 소개된다.

이와함께 한국공예가협회에서는 회원 600여명이 참여하는 특별전 ‘쓰임의 변용’전과 한글테마전, 문화상품기획전 등을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컨벤션룸에서 개최한다.

40일간 행사장 안팎에서 다채로운 워크숍과 공예체험, 공연이벤트가 전개된다. 충북지역 무형문화재와 명장 10명이 창작과정을 시연하는 워크숍, 도자 유리 가구 등 20여개의 공예체험교실, 그리고 시립예술단을 비롯한 지역 공연단체의 공연이벤트도 150여회 펼쳐진다. 특히 행사기간 중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 10여명의 명사가 참여하는 ‘릴레이 명사특강’이 개최되며 시인 도종환과 가수 안치환 등이 참여하는 ‘가을의 노래, 시인의 노래’가 매주 토요일 전개된다.

이밖에도 시민도슨트 및 운영요원 100여명이 전시안내를 담당하며, 75개의 홈스테이 가정에서는 해외작가들의 숙식과 안내를 맡게 되는 등 시민사회와 함께 만드는 열린 비엔날레, 사랑과 감동의 가을축제가 펼쳐진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세계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한국공예의 세계화를 위해 1999년부터 격년제로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고 있다.

한범덕 조직위원장은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는 더 이상 담배가 생산되지 않지만 공예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콘텐츠를 수출하며 문화복지를 실현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낡고 오래된 건물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신호탄이자 문화와 산업이 만나는 소중한 공간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노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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