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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저상버스가 과연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만 편리할까?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꿈제작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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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2.02 14:5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꿈제작소 대표

얼마 전에 서울 다녀오던 길에 오송역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장애인들을 본 적이 있다. 세종으로 가는 버스 앞에서 시위하다가 기사와 시비가 붙어 “왜 *** 내 차 앞에서 이러느냐”는 버스 기사의 말이 SNS에 돌기 시작했다. “우리도 버스 타게 해 주세요.”라는 피켓을 휠체어에 걸고 또는 몸에 쇠사슬을 감고, 또는 버스 밑으로 들어가 누워서 시위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오송역에서 버스를 타고 세종으로 가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무엇인가? 보편적으로 비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장애인들도 앱이나 손을 들어 택시를 타기도 하고 버스를 이용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비장애인들은 버스로 오를 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 장애인 이동지원센터에 해피콜을 예약하고 나면 기다리는 시간이 한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콜택시(장콜)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관외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지자체마다 운영 주체나 운영 방식이 다른데다 지방자치단체 간 격차로 특별교통수단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단정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조금 다르다는 다양성을 가진 입장에서 장애인도 같은 사람으로 교통 자유권을 요구하는 것이다. 버스 좀 타게 해 달라고 외치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인간으로 권리를 주장하는데 저리도 힘들게 해야 하는가? 저상버스가 늘어나서 누구나 버스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면, 얼마나 편리할 것인가?

장애인은 물론 영유아, 동반자, 노약자나 임산부 등의 교통약자는 전 국민 10명 중 3명인데 이들 중에 고령자의 비율이 49.2%. 장애인의 비율이 9.2%이다. 단순하게 장애인만이 아니고 비장애인과 같이 누구나를 위한 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 같이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미국에 유학 가 있는 조카아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 적이 있다. 장애인이 버스에 오를 때 그 누구도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대열에 올랐고, 이제는 저상버스로 교체된다면 장애인들만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누구나 편리할 것이라는 보편적 복지의 개념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해 12월 31일에 저상버스 도입 확대 교통약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개정안은 낡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을 교체할 때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고, 친환경 저상버스를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통약자 이동권에 대한 해소를 위해 특별교통수단의 지역 간 환승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는 중이다. 시내버스 대, 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와 장애인 콜택시 지역 간 환승 체계 구축, 모노레일, 케이블카도 이동 편의 시설 의무, 교통약자법, 장애인 이동권 투쟁 20년의 결실을 보았다고는 해도 갈등 또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세계 10대 선진국대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도 선진국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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