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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에 바란다] “축제는 끝났다…실업·고공행진 집값좀 잡았으면"

20대 주권씨가 바라본 20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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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3.09 23:40
  • 기자명 By. 황천규 기자
▲ 14명의 20대 대선후보 중 한명이 9일 이후 대한민국을 새롭게 이끌 지도자로 선정된다. (사진=유솔아 기자)

[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민주주의 꽃, 선거라는 축제가 끝났다. 20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마침내 막을 내린 것이다.

지난 4, 5일 진행된 사전투표 때 투표를 하지 못한 대전에 사는 20대 주권씨는 본 투표일인 3월 9일 아침까지 망설였다.

누구를 찍어도 내 삶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 하나 투표 안한다고 무슨 영향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낸 주권씨가 점심을 먹은 후 옷을 챙겨입고 동네 투표장으로 향했다.

그래도 투표를 하지 않고서,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지 않고 앞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 뭐라고 할 자격이 있나 싶어서였다.

이렇게 국민 한 표, 한 표가 모아졌고 이날 오후 7시 30분 투표함은 닫혔다.

2월 15일 시작돼 선거일 전날인 8일까지 22일간의 치열했던 공식선거운동.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구도로 펼쳐진 선거운동 기간 내내 서로가 ‘대장동 몸통’이라며 상대를 몰아붙였고 어퍼컷, 발차기 등 퍼포먼스가 유세장을 뜨겁게 달궜다.

주권씨가 후보들 공약 중 뭐가 내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나 꼽아보려 했지만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지역을 순회하며 맞춤형 공약을 내놓았지만 ‘깊이’는 없었다. 그 공약이 그 공약인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이끌고 갈 대통령을 뽑는 선거였지만 누구를 뽑을지 도통 확신이 서지 않았던 이유다.

특히 1000만에 가까운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가 각종 공약을 쏟아냈지만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다.

단지 한 표를 얻기 위한, 정권을 잡기 급급해 급조한 공약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후보자들은 과연 청년층의 절망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 것인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해 삼포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이 기성세대 특히 정치권에 대한 실망은 크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거운동기간 내내 정책은 실종됐고 상대방을 헐뜯고 깎아내리는 네거티브만 난무했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도 없었다.

요즘 청년들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에는 관심이 없다.

일자리를 더 만들어내 취직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후보가 최고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용돈수준의 수입으로는 연애도, 결혼도 남 이야기인게 요즘 청년들이 처한 현주소다.

운좋게 취직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값 때문에 집 한 칸 마련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니 결혼도, 아이 낳기도 망설인다.

사실 취직하고 결혼해 아이 낳고 생활하는 것은 ‘평범한 일상’이다.

그런데 이렇게 평범하게 살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게 현실이다.

우리 청년들이 기성세대처럼 공부를 게을리 한 것도 아니다. 한 눈 안팔고 죽어라 공부만 했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회로의 편입이 만만치가 않다.

이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맴도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다.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은 이런 우울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청년들, 아니 국민들 얼굴에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정치를 20대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키지는 않지만 주권씨도 한 표 행사에 나선 것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을 우울하게 해서는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새 대통령이 그늘진 청년들 얼굴에 미소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단지 청년들을 위한 주문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다.

네거티브든, 공작정치든 선거는 끝났고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다.

이제는 승패를 떠나 이들이 모두 손을 잡고 선거기간 중 있었던 앙금을 깨끗이 털어내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통치 권력을 대통령에게 위임했다.

당선됐으면 그만이지 하고 서민 삶을 챙기지 않고 권력을 허투루 쓴다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

그간 이런 장면을 많이 지켜봐오지 않았던가.

축제는 끝났다. 이제 차분하게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지 마음을 가다듬을 때다.

투표장을 빠져나오던 주권씨가 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그래, 희망을 걸어보자, 새 대통령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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