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孤立無援). 지역 소상공인들이 처한 현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단어다.
거리마다 봄꽃이 피기 시작한 4월이지만 골목 상권은 여전히 싸늘하게 얼어 붙어 냉기만 가득하다.
정부가 엊그제 ‘2주간 사적모임 인원 10명, 영업시간 제한 밤 12시’를 골자로 새로운 거리두기를 발표했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의 한숨은 그치질 않고 있다.
2주 뒤에는 남은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개편할 수 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매출 상승은 기대조차 안 하는 분위기다.
2020년 5월 시작돼 2년 간 이어온 ‘짧고 굵은 방역’이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에게 커다란 무력감을 안겨준 모양이다.
코로나19에도 지역 경제가 무너지지 않은 원동력은 ‘희생’이었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희생은 더 컸다. 이들은 생계를 내려놓고 조금만 참으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빚을 내 견뎠다.
하지만 이들에게 남은 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대출과 이자상환 안내 문자뿐 이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 하반기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이 보유한 총부채도 294조4000억원으로 47조7000억원이 늘었다. 증가율은 19.3%에 달한다.
이처럼 깊게 패인 소상공인들의 주름을 펴기에 현 상황은 너무나도 암담하다.
명분을 앞세운 ‘일방적 희생’요구가 아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틀 마련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보다 근본적인 지역 소상공인 성장에 대한 해결책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신발 끈을 조여 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