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적십자혈액원 원장으로서, 관내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해 매일 전국의 혈액 보유량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헌혈한 혈액은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가장 긴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먼저 수혈되기에, 내가 있는 지역에 국한하기보다는 전국 기준의 혈액 보유량을 확인하는 것이 당일 혈액 수급 안정화 여부를 판단하기 가장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보시면, 매일 자정 기준의 ‘오늘의 전국 혈액 보유량’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 혈액 보유량의 주요 혈액제제는 35일간 사용 가능한 적혈구제제 기준이며, 의료기관에 공급이 가능한 혈액 재고분과 채혈 후, 혈액 검사 실시 전의 검사 대기 혈액을 합한 값입니다. 즉, 실제 긴급한 수혈이 필요할 경우,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검사가 완료된 혈액은 표현된 전국 혈액 보유량보다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국 혈액 보유량은 1월 중하순부터 현재까지 줄곧 3일분 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하는 적정 혈액 보유량은 5.0일분이지만, 작년 한 해 365일 중 단 38일 만이 5.0일분 이상을 유지한 바 있습니다. 헌혈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발생 초·중기 및 최근의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 시기로 나눠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발생 초·중기에는 집체행사가 자제되고, 비대면 수업이 시행되면서, 헌혈 차량을 통한 단체 헌혈이 연달아 취소되어 헌혈 참여가 감소했기에, 혈액 보유량도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오미크론 확진 폭증으로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접종 후 1주 동안 헌혈 참여가 배제되며, 코로나 확진 시 자가격리 1주일 뿐 아니라, 완치 후 4주간의 기간에도 헌혈 참여가 불가능합니다. 결국 코로나19 확진 시 5주(35일) 동안 헌혈이 불가한 상태이기에, 매일 30만 명씩 확진자가 추가될 경우, 5주 동안 1000만여 명이 넘는 헌혈 가능 인구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실제 4월 초 기준, 전국 오미크론 확진으로 인한 헌혈 참여 유보자는 무려 10,712,172여 명에 이릅니다.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감염병 등급 조정 등이 반영되어 그간 위축된 사회경제 활동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감염병 질환으로서의 코로나19에 대한 헌혈 금지 기간(완치 후 4주간)이 갑자기 조정될 사항은 아니기에, 4월~5월 중 오미크론 확산이 멈추지 않는다면, 헌혈 참여가 가능한 헌혈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단체헌혈이 지금보다는 활성화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발생과 동시에 2년간 헌혈 감소가 계속된 상황이 거리두기 완화로 순식간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적십자혈액원은 그동안 지속해서 운영 중이던 비상대책반을 통해 수시로 일일 헌혈 참여 현황 및 취소 현황과 더불어 정부, 공공기관, 군부대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단체헌혈 참여 일정을 파악 중입니다. 또한, 안정적인 혈액 보유량 복구를 위해, 헌혈자 대상 헌혈 참여 동참 호소 문자 발송, 다양한 헌혈 참여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꾸준히 이어지는 한분 한분의 헌혈 참여가 이 순간 혈액 부족으로 고통받는 수혈 환자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생명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가장 아름다운 생명 나눔! 헌혈에 관한 관심과 참여로 서로의 힘이 되어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