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란 말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킹메이커’에서 선거전략가 서창대로 분한 이선균이 한 말이다.
선거는 지면 끝이다. 오죽하면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용서되지만 선거에서 진 자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말이 나돌까.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라는 박빙 우세로 승리해 대통령직 인수위를 꾸린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연일 매체에 등장하며 포커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잊혀졌다. 이게 선거다,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대선 열기 바통을 이어받는 6월 1일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전시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주자들의 라인업도 드러났다.
민주당은 허태정 시장과 장종태 전 서구청장, 국민의힘은 이장우·정용기 전 국회의원,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이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린다. 경선에서 배제된 박성효 전 시장은 공관위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경선 방식은 민주당, 국민의힘 각각 권리·책임당원 50%와 일반여론 50%인데 누가 본선 티켓을 거머쥘지가 세간의 관심사다.
누가 우세하니, 어떤 이가 다크호스니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카더라’는 유비통신도 무성하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후보를 결정하고. 민주당은 다음주로 예상된다.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각 1인은 선거일 전날까지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한 후 6월 1일 피말리는 개표방송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민선 8기 대전시장이 될 이가 꽂다발을 안게 된다.
대선에서 표출된 정권교체 열망이 대전시장 선거에도 지속될지,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지 예측불허다.
중앙정치 바람에 민감한 지방선거 특성상 내각인사 청문회, ‘검수완박’ 등을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도 변수다.
이같은 수많은 변수를 안고 주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모두 쏟아부을 것이다.
결과는 민심에 달렸다. 이를 장악할 수도 거스를 수도 없다.
아무리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는 승자 독식 선거판이라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주자들의 후회없는 페어 플레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