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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콜센터 상담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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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4.26 14:24
  • 기자명 By. 우혜인 기자
▲ 우혜인 취재1부 기자
▲ 우혜인 취재1부 기자

 "영상통화로 무릎 꿇고 사과한 적이 있다. 그 후로 길거리 지나갈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증오하는 것 같았다."

"고객과 통화 후 구토 증상을 호소하며 쓰러진 상담사가 있었는데 건물 보안이 철저한 탓에 쓰러진 상담사를 그대로 방치한 적이 있었다."

을 중의 '을', 어쩌면 그 조차도 되지 않는 처지일지도 모르는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51세)의 이야기이다.

대전은 135개 컨택센터, 1만 8000여 명의 상담사들이 공공기관을 비롯한 금융, 보험, 통신, 유통 등 다양한 전문직종의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콜센터 상담사가 필수 노동자로 지정되면서 상담사들의 업무량도 함께 늘어났다.

상담사들은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수화기 너머로 폭언과 욕설, 성희롱을 듣고 생리 현상을 참아가며 받는 돈은 고작 최저시급,

이마저도 관리자 눈에 예쁜 사람은 휴게시간 보장과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는 실정이다.

'컨택센터의 메카도시 대전'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정도로 상담사들의 처우는 13년 전 그대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난 1일 1996명 대상으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한 결과 주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상담사 중 48%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으며 응답일 기준 1년 이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30%에 달했다.

대전시는 컨택센터를 유치해 전문상담사 인력양성, 상담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심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내 대인관계, 개인적인 고민 등 다양한 문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원인을 위주로 하고 있어 전화상담 업무 직원에게 걸맞지 않다.

상담사들은 여전히 슬퍼도 웃어야 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렸으며 누군가에게는 '해묵은 이슈' 일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과제다.

콜센터는 회사를 대표해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최전방 조직이며 최전방이 무너지면 내부 조직까지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들을 위한 보호법안이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지 않도록 현장의 변화와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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