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글자 수를 줄이고 크기도 작게 처리하면서 흰 여백을 활용, 차분한 느낌이다.(허태정 공보물)
글자 포인트도 크고 자수도 많아 다소 산만하지만 강렬함을 추구한 것 같다.(이장우 공보물)
최근 가정에서 받아본 6·1지방선거 후보자 공보물 중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허태정 후보와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공보물을 들여다 본 본사 편집기자들의 얘기다.
24일 이들은 한결같이 선거 공보물이 “후보자를 닮아있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표지를 비교해 봤다.
허 후보는 ‘다시 한번 좋은 선택’이라는 제목으로 시정 연속성 차원에서 재선 시장의 절실함을 나타냈다. 아울러 ‘마음이 통하는 시장, 허태정’으로 합리적인 리더십을 부각시켰다.
반면 이 후보는 ‘경제를 새롭게, 시민을 힘나게’를 헤드라인으로 내세워 변화를 주창하면서 이장우 이름 옆에 윤석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 등 이력을 적어 여당 후보임을 강조했다.
3쪽에서 허 후보는 ‘허태정이 걸어온 길, 그리고 나아갈 길’이란 제목으로 대학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시작해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 행정관으로 입문한 정치 이력을 소개했다. 이어 재선 유성구청장과 대전시장 임기 동안 늘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을 위해 일해 왔다는 소통 리더십을 적시하면서 시민과 함께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동구청장과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동구 지역발전에 기여한 사업들을 나열했다. 대전복합터미널 현대화, 홍도육교 지하화, 소제중앙공원 등 치밀한 전략, 강력한 추진력, 미래를 보는 비전, 풍부한 중앙정부 인맥으로 이장우가 해냈다고 적었다. 이같은 성과를 이뤄낸 이장우가 대전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4쪽부터에서 허 후보는 대전도시철 2호선 예타면제 확정, 대전역세권 복합2구역 1조원대 민자유치, 혁신도시 유치, 시립의료원 건립 확정 등 민선 7기 성과들을 나열하면서 이같은 사업들의 결실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선 시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사람중심 도시 대전, 허태정의 약속’이란 제목 하에 산단 750만평 조성, 도시철도로 대전 어디든 30분 OK, 충청권 메가시티 선도 등 공약을 제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국 최초로 도입하겠다는 가사수당 제도다. 연간 120만원을 지급해 가사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겠다는 것.
이 후보는 공약을 집중적으로 실었는데 윤석열 대통령 약속과 궤를 같이한다. 산업용지 500만평+알파, 도시철 3~5호선 동시 추진, 자본금 10조 규모 대전본사 기업금융중심 지역은행 설립 등을 통해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건설하겠다는 것.
또한 여성, 청년, 어르신 복지 공약과 문화예술, 관광, 반려동물, 영유아 보육, 소상공인 지원 등 많은 것을 담았다.
차별화된 공약은 ‘대전 대개조 프로젝트’다. 도시재생공사 설립을 통해 둔산 재건축·재개발 마스터 플랜을 세우겠다면서 자치구별 공약들도 촘촘히 적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날 두 후보 공보물을 지켜본 본사 편집기자들은 “공보물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두 후보 성향이 고스란히 나타난다”며 “판단은 공보물을 뜯어본 유권자들 몫이다” 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