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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도시 물 문제 해결위한 인사이트,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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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6.02 16: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 흔히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자주 듣는 격언이다. 눈에 보이는 것에만 매달리지 말고 문제의 발생 원인과 외부여건을 종합적으로 고찰해야 비로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숲을 보는 일은 쉽지 않다.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를 인식하려면 오랜 경험과 훈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 너머를 인식하는 힘’, 우리는 이를 인사이트 또는 통찰력이라 부른다. 사전적 의미로 인사이트는 사물이나 현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다. 오늘날 인사이트는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손꼽힌다.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 기후변화 등으로 초불확실성 시대가 펼쳐지며 기존 경험과 이론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뉴노멀은 말 그대로 우리가 알던 세계가 사라지고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열림을 뜻한다. 과거를 토대로 지금을 살피는 ‘온고지신’ 방식은 쇠퇴할 수밖에 없기에 경험으로 포착되지 않는 것까지 인식하는 인사이트 능력은 더욱 중요해 졌다.

디지털 전환과 맞물리며 인사이트에 도달하는 방법은 이제 경험이 아니라 데이터로 이동했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최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며 해석하는 능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발달에 따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시대가 열렸고,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는 인사이트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2002년 마이크 그리이브스 교수가 제시한 개념이다. 3차원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현실 세계를 구현하고 다양한 디지털 실험을 통하여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증강·가상현실로 통상 이해되는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했다. 현재는 아바타를 통해 온라인 소통, 간접체험, 경제 활동 등을 하는 사이버 공간으로 정의된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더불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사용자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의 적용 분야는 전방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도시의 물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 효용성은 더욱 커진다. 기본적으로 도시의 상수도, 하수도는 지하에 매설되어 있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도시 침수와 싱크홀 등의 문제 대부분 사후적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행히도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 발달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게 됐다. 지하에 매설된 관거의 현황과 상태를 디지털트윈으로 구축·관리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알려줄 수 있게 된다며 도시의 물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1차 피해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여기에 AI·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서 발생가능한 문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최적 이동경로 제시, 대피소 안내 등으로 2차 피해도 경감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다.

시설 관리 문제 이외에도 수질 개선 등의 분야에서도 효용이 크다. 집중호우로 인한 도심하천의 수질오염과 그로 인한 물고기의 집단폐사 문제는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유출 지점과 유입 오염물의 분석으로 초기강우처리시설의 규모와 위치를 예측하고 보강하면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수돗물 품질 문제도 메타버스로 해결이 가능하다. 냄새와 맛을 분석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한다면, 막연한 불신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도시의 물순환 문제도 디지털 인사이트를 통해 기상·기후, 상하수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21세기에는 ‘데이터가 힘이다’로 바뀌어도 무관하다. 도시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구조와 심화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 발달로 머지않은 미래에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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