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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백제왕도 충남도를 ‘일본외교특별도’로…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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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6.16 18:0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새 정부가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한일정책협의단을 구성한 이후 국내 지자체 중에는 처음으로 충남도가 일명 지역 외교특사단을 5명으로 꾸려서 지난 5월 19일에 일본을 방문해 교류의 물꼬를 트고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한일관계 경색 등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한일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가 다시 시작했다. 충남도 방문단장을 맡은 필자와 방문단은 5월 20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구마모토(熊本), 나라(奈良), 시즈오카(靜岡) 등 3개 현의 도쿄사무소를 방문해 앞으로의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23일은 주일 한국대사관과 간담회를 가진 후 도쿄도(都) 스미다구(墨田區)와 우수 시책을 논의하고, 24일에는 시즈오카현을 방문해 해양 환경 정화 및 친환경 해양 자원 연구개발 과정을 둘러봤다. 25일 나라현 지사 등과 만나 나라현이 사무를 총괄하는 동아시아 지방정부 회합을 충남도가 2026년 유치하겠다고 제안서를 제출하고 논의했다.

나라현은 대학생 중심의 ‘차세대양성사업단’을 구성해 2013년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8년까지 충남도를 지속해서 방문했다. 사업단은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한일 젊은이들 간 문화와 사고를 공유하는 한편 도내기업과 역사 유적지를 견학해 한일 미래 세대 교류의 길을 열어 왔다.

이 밖에도 21일 세계 충청향우회 및 재일 한국민 단과 만나 각종 국제행사 유치 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22일에는 도쿄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JR 신오쿠보(新大久保)역을 찾아 의인 고 이수현 씨를 추모했다. 이 씨는 일본 유학 중이던 2001년 1월 역사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숨져 한일 양국에서 의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지난달 하순 일본을 방문한 정부의 한일정책협의단도 신오쿠보역을 찾아 이 씨를 추모하는 것으로 일본 내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현대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지자체들과 여타 단체들이 충남도 방문단을 환대하면서 교류가 재개된 것을 참으로 기뻐하는 분위기였다. 아마도 예전에 조선통신사가 이런 기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에 선제적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느낌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가적인 차원보다는 지역과 지역, 민간과 민간을 우선시하는 충남의 국제교류와 통상을 진일보시키는 계기가 됐다.

동아시아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는 역사적인 교류의 축적도 많고 벼농사, 종교, 한자, 율령 제도 등 폭넓은 문화적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한·중·일은 더욱 그렇다. 이러한 동아시아에서 경제교류를 포함한 폭넓은 문화교류와 협력을 발전·개선해나가는 것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전 세계 국제교류의 모범이 되는 모델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 보다 오히려 지방정부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가 국가와 영토, 그리고 민족마저 초월한 같은 지구촌 인류의 한 구성원으로서 상호협력관계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지역에서 지역으로 이어지는 민간 차원의 교류(民際)가 최우선 돼야 한다. 필자 또한 동아시아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행동화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동경에서 ‘동아시아 이웃 네트워크’라는 NPO 법인을 설립하는 데 동참했고 현재까지 공동대표로 참가하고 있다.‘동아시아 이웃 네트워크’는 한국인과 일본인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이 자율적으로 참가한 가운데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 교류의 파급효과가 큰 분야는 ‘문화’로 그 가운데 백제문화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백제 문화와 관련해 지난 2009년 11월 오사카에서 제1회 ‘백제, 아스카문화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을 시작해 10여 년간 1년에 한 번 이상은 모임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로 인하여 왕래가 단절되어 공백 기간이 있었지만, 이런 자발적 시민의 참여가 공공기관과의 협력 속에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적인 미래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동아시아 문화공동체의 구심점으로 가장 적합한 곳은 백제의 고대 왕궁이 있었던 공주와 부여이다. 이 지역을 일본과 연계해 백제문화를 매개로 동아시아 문화공동체의 발현, 문화 마케팅이 가능하다.

충남도는 일련의 계획을 가시화할 수 있는 준비와 인적 네트워크가 구성돼 있다. 이미 일정 부분 각계각층에서 민간이 주가 되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들이 동아시아의 시민이 주체가 돼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왜냐하면, 문화야말로 인류가 낳은 최고급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려면 우선은 한반도 주변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4강과의 관계성을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주권을 갖은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지역 외교를 위주로 끊임없는 민간인들의 왕래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서울은 미국을, 경기도는 러시아를, 강원도는 중국을, 그리고 충남은 일본을 특별히 전담하는 형태의 지역 외교를 말한다.

이런 연유로 국가의 외교적 사무를 제외한 영역을 국가적 이슈에 지배받지 않는 지역 외교의 자치권을 부여받고자 백제문화를 일본 아스카문화로 이어진 백제왕도 충청남도를 필두로 ‘일본외교특별도’로 지정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청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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