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0시 50분…”
가왕 조용필의 80년대 히트곡으로, 철도도시 대전의 대표적인 대중가요 ‘대전 블루스’ 가사 도입부다.
이를 모티브로 동구가 기획해 2009년 개최한 축제가 대전역 ‘0시 축제’다.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성장해 온 대전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2004년 KTX가 개통되고 2009년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입주하면서 명실상부한 철도도시 위상을 갖추자 이를 축제로 연결한 것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2009년 8월 14, 15, 16일 대전역에서 목척교 사이 중앙로, 차량이 통제됐다.
교복 입어보기 체험 부스 등이 마련되고 추억의 동창회와 각종 공연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 중앙시장도 밀려드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주변 한의약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약초체험 등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관람객 20만명 돌파로 장수축제로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당시 축제를 관람했던 50대 김모씨는 “역과 이별, 추억의 가락국수 등을 소재로 한 대전역의 감성을 소환한 축제로 중장년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젊은이들은 레트로를 경험할 수 있는 축제였는데 1회만 하고 없어져 아쉬웠다”면서 “한여름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차없는 거리 중앙로는 인산인해였다”고 13년 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다시 부활한다니 반갑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고 했다.
당시 동구청장은 지금 대전시장인 이장우다.
축제는 첫 해만 열리고 다음해 이 청장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사라졌다.
그랬던 0시 축제가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이장우 시장의 민선 8기가 시작되면서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축제가 첫 해만 열리고 폐지되자 이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던 이 시장이 취임과 함께 0시 축제 부활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일었던 와인축제 등 구조조정을 통해 0시 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겠다는 게 이 시장 의지다.
공간도 중앙로 옛 충남도청 앞까지 확장해 외지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 기폭제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대전방문의 해’ 운영을 통해 노잼도시 탈피를 시도했지만 코로나19로 흐지부지 됐다.
민선 8기, 대전관광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이 시장.
그의 관광 정책 중심에 선 0시 축제가 내년에 어떻게 업그레이드 돼 다시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