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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후죽순 공주시 출입기자들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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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9.13 14:45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 정영순 공주주재 국장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이름이 3개인 직업이 있다. ‘기자’.

옳게 활동하고 바르게 쓰는 진짜 기자, 발굴 기사 없이 행정기관 보도자료 베껴쓰며 이권에 개입하고 돈이나 뜯어내는 기레기(기자+쓰레기), 알량한 글재주로 사적 감정을 앞세워 진실을 왜곡하고 남을 비방하거나 사익에 따라 곡필아세(曲筆阿世) 하는 기더기(기자+쓰레기+구더기)까지…

진짜 기자들 입장에서 기레기와 기더기 소리를 듣는 건 모욕을 넘어 참담한 지경이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를 생경한 언론사들이 우후죽순 명함을 들이밀고 있는 공주시 출입기자 40 여명중 진짜 기자와 나머지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거개의 8할을 기레기와 기더기로 보면 맞을 것 같다.

개나 걸이나 언론사를 참칭(僭稱)하면서 개인 일기장, 개인 블로그 수준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저질 기사들의 양산과 폐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당 언론사의 신뢰도를 알 턱이 없는 일반 시민들은 그냥 기자들을 통틀어 기레기(기더기)’ 라 부르고 그들 때문에 선량하고 우수한 기자들까지 부당하게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문제는 언론에 대한 검증도 없이 언론사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행정기관에도 있다.

출입 기자랍시고 얼굴만 내밀면 보도자료와 광고를 주는 행정기관들 때문에 아무 능력 없이도 언론사를 차리고 시민들의 혈세를 받아 배만 불리는 사이비 언론사들이 판치고 있다.

또한, 그걸 바라보고 새롭게 달려드는 ‘무늬만 언론사’ 들이 급증하는 행태다.

공주시의 경우는 특히 지난 시장 때 극에 달했는데, 새로운 시장도 아직은 이를 바로잡을 의지가 없어 보인다.

물론 시 입장에서도 어떤 기준으로 언론사를 가를 것인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

‘괜히 안 줬다가 앙심을 품은 기사가 뜨면 곤란하다’, ‘어차피 내 돈 주는 것도 아닌데 그냥 다 주고 말자’ 는 편의주의적 발상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여진다.

더욱이 공주시의 재정적 문제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보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지면 신문의 경우라면 발행 부수, 인터넷 언론사라면 방문자 수 등 상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적정한 판단 방식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도 부족하다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평가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 수도 있다.

그 비용이 언론사 난립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보다 덜하고 현명할 것이다.

언론사에 집행되는 공주시의 광고비는 모두 시민들의 혈세다. 혈세로 언론사를 지원하는 시민들은 자질있는 기자, 양심적 언론관, 우수한 기사를 읽을 권리가 있다.

춘추시대 진나라의 사관 동호는 역사를 옳고 바르게 기록했다. 그의 예리하고 엄격한 안목과 붓에 막중한 권세를 지녔던 실권자 조돈(趙盾)마저 자숙하고 경배했다. 그리고 후세에 남은 말이 ‘동호직필(董狐直筆)’이다.

공주시민들은 지금 언론의 다양성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불량 언론사들에 부끄러워 한다. 그러면서 기자와 언론사로부터 ‘곡필아세’ 대신 ‘동호직필’이 나오기를 고대한다.

이번 계제에 기자들의 자정은 물론, 행정기관의 묻지마 보도자료 배포와 묻지마 광고집행도 제대로 손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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