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당나라 초기의 시인 두심언의 시에서 유래됐는데 북녘에서 흉노의 침략을 막기 위해 있는 친구 소미도가 하루빨리 장안(長安)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지은 것이다.
시의 내용은 이러하다.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런 별이 떨어지고[雲淨妖星落] 가을 하늘이 높으니 변방의 말이 살찌는구나[秋高塞馬肥] 말 안장에 의지하여 영웅의 칼을 움직이고[馬鞍雄劍動] 붓을 휘두르니 격문이 날아온다[搖筆羽書飛].
가을이 되면 말이 피둥피둥 살찌고 남쪽에선 수확기라 물자가 풍부해지니 흉노가 내려와서 다 밟아버리고 빼앗아 갈 거라는 공포의 고사.
이처럼 ‘천고마비’ 는 흉노의 침입 시기가 닥쳐오니 방비를 하라는 경계의 뜻을 담고 있다.
지금은 어떨까. 추석을 앞두고 찾아온 가을 태풍은 농민들의 일 년치 결실을 모두 앗아갔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큰 먹거리 물가부터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의 줄인상은 소외된 계층의 가을·겨울 나기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금리인상의 지속으로 코로나19 이후 빛더미에 오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이자부담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유목민족의 위협이 사라진 지금, 가을의 정취를 상징하는 '천고마비의 계절' 로 불리울 수 있도록 여야는 힘을 합쳐 민생을 돌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