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말하는 시사점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안전의식 부재와 관련, 또 한 번 큰 교훈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그 교훈은 다름 아닌 유비무환을 의미한다.
사전에 미리미리 준비하면 탈이 없다는 얘기이다.
이는 대형사고 때마다 약방의 감초격으로 도하 언론을 통해 이미 널리 지적된 사안이다.
물론 사고 자체를 예견하고 대비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그에 따른 아쉬움과 회한은 남기 마련이다.
실제로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국이나 있을법한 상상을 뛰어넘는 이 같은 대형 압사 사고는 충격, 바로 그것이다.
중상자 가운데 일부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등 상태가 위중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실종자 수색은 모두 종료됐고 향후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둔다는 복안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들어 크고 작은 기업 끼임사고 및 건설현장 추락사고로 온 나라가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또 터졌다.
이번 사고 역시 뿌리 깊은 안전의식 부재가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높다.
언제까지 설마가 빚고 있는 만성적인 안전불감증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누구도 예견치 못한 작금의 비상상황을 비춰볼 때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이태원 대형 압사 참사는 개개인의 안전불감증이 빚은 그동안의 숱한 사건·사고와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 코로나 사태 3년 만에 열리는 용산 이태원 핼러윈 축제와 관련, 예견되는 주요사안에 대한 보다 철저한 사전준비 미흡의 아쉬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현장은 길이 40m 폭 5m의 경사진 골목길이다.
이 가파르고 비좁은 곳에 인파가 몰리면서 순식간에 대형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실로 안타깝고 비통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피해자 대부분은 10~20대의 젊은 층이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한 여자가 넘어지면서 동시에 쓰러진 인파가 겹겹이 쌓여 혼자 힘으로 신속하게 대피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전언이다.
이른바 돌발적인 비상사태에 꼼짝없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충분한 안전조치를 마련해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이다.
앞서 언급했듯 비좁고 경사진 사고현장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우려는 불행히도 현실로 나타났다.
순식간에 몰려든 대형인파에 깔린 사고현장의 참사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만일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사전 안전관리의 역할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이제는 유비무환의 대명사격인 기본안전준수가 시대의 흐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도, 기업 경쟁력도 이 안전에서 출발한다.
정부와 기업들은 지속해서 안전에 더 투자하고 소비자 역시 안전관리 여부가 구매의 첫 조건이 되어야 한다.
특히 대형쇼핑몰, 공연장, 대중교통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물은 안전시스템이 미비하면 구매대상에서 제외하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동시에 이 같은 시대 흐름에 걸맞게 국민 개개인의 안전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것이 가시화될 때 우리가 누차 강조하는 후진국 행태에서 벗어나 진정한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