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를 찾은 김모(25)씨는 "윤동주 시인과 윤봉길 의사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위인이었는데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만날 수 있어 신기하고 새롭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는 ‘나는-윤동주·윤봉길을 말하다’ 전시회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첨단 조작 기술(딥페이크)과 VR(증강현실)을 통해 위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호기심과 기대가 시민들의 발길을 이끈 것.
먼저 제1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윤봉길 의사는 디지털 기술로 다시 태어나 우리를 마주한다.
AR(증강현실), 첨단 조작 기술(딥페이크), 반응형 화면(리얼스크린) 등 다양한 기술로 구현된 상호작용형 전시로 관객의 반응에 따라 화면 속 윤 의사가 웃음을 짓는 등 감동을 선사한다.
윤 의사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과 표정을 체험해 그의 결연한 마음을 몰입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올해 상하이 의거 순국 90주기를 맞아 의미가 더 깊다.
이모(45)씨는 "딥페이크라는 기술을 이용해 액자에 있는 윤 의사가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데 신기하고 놀라웠다. 제가 웃는데 따라 미소 짓는 윤 의사의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아이들 데리고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라고 웃음지었다.
윤 의사가 현실 같은 느낌이라면, 윤 시인은 VR를 이용해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부터 성장해 나가는 그의 일대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제2전시장에 마련된 '시인의 방'은 지난 9월 개최된 제7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이머시브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 최초 공개된다.
'시인의 방'은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VR(증강현실) 부스가 갖춰 있으며 독립된 방에서 머리에 착용하는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쓰고 체험할 수 있다. '시인의 삶', '무동'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이뤄져 있다.
마치 그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개 방식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오모(28)씨 "그들의 발자취를 통해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음을 체감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나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