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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새해 덕담(德談)을 잇자

김일호 한국문인협회 세종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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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1.01 12: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일호 한국문인협회 세종시지회장
연말연시면 늘 말(言)의 성찬으로 풍성하다. 함께 살아가는 동안 들어서 따듯해지고 힘이 되는 좋은 말이 넘쳐난들 나쁠 건 없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디 건강하세요” “돈 많이 버세요” “사업번창하세요” “꼭 승진하세요” “가내 두루 평안하세요” “나눌 만큼 행복하세요” 등등 밑천 부담 없이 쉽게 누구에게나 전하는 덕담의 가치는 무엇보다 높고 귀하다.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 때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 보이는 듯 자신감이 생기고 먹구름 걷힌 하늘 보듯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아낄 것도 없고 잴 것도 없이 주고받는 덕담은 밥 한술 술 한 잔 나누는 것보다 더 돈독해지고 진한 인간관계의 정과 사랑의 표현임에 틀림없다

지난 2022년은 뜻하지 않았던 어려움이 많았다. 정치 불신에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의 간극도 넓어졌다. 코로나 유행의 장기화에 따른 정부나 개인의 살림살이도 밑바닥을 칠 정도로 어려웠다. 정권 교체이후 양쪽 진영 간의 정쟁은 안중에 국민 없는 혈투였다. 크고 작은 사건도 연일 이어져 수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로 인해 선량한 국민들이 땅을 치며 통곡을 하거나 실의에 빠져 휘청거리기도 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나 내 거처가 아닌 다른 세상은 모두가 낯설고 위험하게 다가왔다. 그런 나라 그런 사회에서 꿈을 먹고 목숨부지하면서 살아가는 것 조차 사치스럽다면서 애써 삶을 등지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참담하고 부끄러운 현실이었음을 숨길 수 없는 한 해였다.

그렇게 힘들고 더디게 갈 것 같던 2022년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설레는 가슴에 희망찬 새해를 품어 안고 거짓말처럼 다가온 새날을 시작했다. 또 다시 누가, 어느 집단이 무엇으로 우리를 속이고 현혹할지 모르겠지만, 믿거나 말거나 꿈 찬 내일을 기약하고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친구와 이웃들 함께 신뢰의 눈으로 마주보며 미래로 향하고 있다. 그런 각오의 동행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지키고, 삶의 의지를 다지는 새해가 미더워야 한다. 그 첫 걸음이 오늘이기를 바란다. 붉고 힘차게 떠오른 태양도 우리 앞길을 비추어 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사랑과 정이 듬뿍 담긴 덕담 한 마디가 어두워지는 세상을 밝히고 꺼져가는 삶을 일으켜 세워 준다. 물론 어떤 말이든 못할 세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 한 마디도 가려서 진중하게 해야 할 때이다. 직언 직설이든 듣기에 쓰디쓴 말은 숨겨두지 말고 거침없이 해야 한다. 그러나 서로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예리한 칼날이나 가시 같은 말, 즉 비아냥이나 거짓말, 육두문자가 뒤섞인 무책임하고 비이성적인 말은 삼가야 한다. 인터넷이나 유트브 등에 자신의 주장이나 방향이 다르다고 써 붙이는 욕설에 가까운 댓글도 삼가야 한다.

누구는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한다. 그래도 누구는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누구의 느낌이나 생각이 맞는지 딱히 집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 어느 곳 누구라도 살만한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막연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믿고 싶다. 새해만 돌아오면 유행처럼 또는 일회용처럼 한번 쯤 주고받다가 폐기되는 말보다는 일년 삼백육십오일 서로에게 힘이 되고 따듯한 덕담이 간절한 때이다. 그런 말 주고받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의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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