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로 많은 시민들이 모인 한 휴게소, 70대쯤 돼 보이는 한 노인이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직원에게 도움을 청한 말이다.
노인 뒤로는 많은 줄이 이어졌지만 휴대폰을 하거나 언제 끝나는지 바라볼 뿐 직접 나서서 도와주는 시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최근 우리 곁에는 손님과 마주하는 직원 대신 자신이 직접 선택해서 결제하는 무인 판매점, 무인 결제기 등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3고 현상,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 절감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택한 결과다.
실제 대전지역 대학가 원룸 밀집 지역에는 무인 세탁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무인 카페, 무인 간편식 가게가 모여있다.
이처럼 무인 기계가 보편화되는 시대에 시민들의 반응도 나뉘고 있다.
2030세대들은 대체로 '굳이 말 안 하고 내가 혼자 하는 게 편하다', '무인이 빠르다', '혼자 오래 고민해도 뭐라 하는 사람 없어 편하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노인층과 시각장애인 등의 디지털 취약계층은 아직 무인 판매기 앞에서 큰 어려움을 느낀다.
노인층은 '단계가 복잡하다', '글씨가 너무 작다', '사용 방법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음료 한 잔 편하게 못 사 먹는다' 등의 반응이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베리어프리 키오스크가 있는 곳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무인매장들이 벽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편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어려운 사람도 있다. 무인화는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지만 누군가에는 넘지 못할 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무인화가 벽이 아닌 편안한 직원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과 홍보에 나서길 바란다.